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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늦었지만 2010년 새해인사를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말에 업데이트를 좀 소홀히 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해가 바뀌어있고 10일이나 지났더군요.

2009년은 한국 게임업계에서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던 해였습니다. 아이온의 성공 외에는 그다지 큰 이슈가 없었던 해인것 같네요.

하지만 해외에서는 굵직굵직하고 갑작스러운 이슈들도 많았습니다. 인디게임, 웹게임, SNS 등은 아직 국내에서는 크게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지만 해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흐름입니다.

이런 추세속에서 한국 게임업계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도 많고 고민하고 계신 분들도 많습니다만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점점 게임시장의 국가간의 장벽이 무너지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한국의 게임개발자들에게 가장 큰 기회라는 겁니다.

1972년에 퐁이 나오고, 1983년엔 패미컴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게임산업은 그야말로 급격히 성장했는데, 한국에서는 1980년대 말에서야 그것들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했고, 1990년대부터 2010년까지 그야말로 한국게임계는 격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개발자와 한국의 유저들은 그 시대를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게임을 즐겨오고 만들었습니다.

세계의 게임시장이 축이 크게 비디오와 PC, 북미,유럽과 일본으로 나뉘어있다고 치면 특이하게도 한국은 양쪽의 문물을 동시에 즐겨왔습니다. 일본게임과 미국게임을 둘다 어렵지 않게 구할수 있고, 게임을 하면서 영어와 일본어를 배운다는게 그렇게 특이하지도 않았던 나라가 한국입니다.

미국 개발자가 동급생같은 연애시뮬레이션이라 불리는 물건들과 비주얼노벨과 동인시장을 이해할수 있을까요? 아니면 일본개발자가 워크래프트 1부터 시작되는 RTS게임과 FPS를 깊게 이해할수 있을까요.

세상 어느나라의 개발자가 TRPG를 해왔고 매직 더 게더링을 그렇게 어렵지 않게 접하면서, 울티마를 하고, 머드게임을 하며, 파이날 판타지를 하고 폴아웃을 즐기며, 레인보우 식스를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하고, 스타크래프트 정도는 교양으로 했어야 했던 경험을 겪을수 있었을까요. 

한국은 특이하게도 일본게임문화와 북미유럽게임문화의 영향을 거의 비슷하게 받은 나라입니다. 이런 경험은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점점 시장경계가 허물어져가는 시점에서 이런 이종경험은 굉장히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한국 개발자들에게는 이 것과 함께 온라인 환경이라는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해볼수 없는 가상사회에 대한 경험 역시 빠르게 겪어왔습니다. 기술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말이죠.

이런 경험들은 이미 여러분들의 무의식에 심어져있습니다. 단지 그걸 어떻게 꺼낼것인가, 어떤 방식으로 그것들을 조합해서 더 멋지고 재미난! (그리고 돈도 더 많이 벌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조금만 더 할 수 있다면 한국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이 세계에 통하는 것도 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무기들이 영원히 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 걱정됩니다. 인터넷 인프라는 빠르게 세계에 깔리고 있고, 미국의 슈퍼마리오의 아이들이라고 부를수 있는 세대들이 게임을 만들면서 레트로 게임 쪽에는 이미 그런 두가지의 경험이 섞인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무기들을 활용못한채, 도태 되어버리면 정말 힘든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르죠.

2010년 호랑이 해를 맞아 개발자 여러분들이 그런 자신들의 무기를 활용하여 모두 좋은 결과를 얻어낼수 있는. 그런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게임묵은 2010년에도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좋은 글을 많이 만들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