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만장자 - 8점
크리스 스티븐스 지음, 김지량 옮김/제이펍


앵그리버드가 백만장자보다는 마피아라는 느낌의 책 표지인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 제목이 맘에 들지 않지만 원제도 Appillionaires 이기 때문에 앱만장자라는 번역은 정말 적절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앱만장자 같은 시류에 영합한 앱장사나 할 것 같은 책을 왜 Gamemook에 소개를하지 라는 질문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그 이유는 부제에 있는데요.

'부를 거머쥔 인디 개발자들의 성공비법' 이 사실 '부를 거머쥔 인디 "게임"개발자들의 성공비법' 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샘플들은 거의 다 스마트폰 게임입니다.

두들점프, 하버마스터, 포켓갓, 스틱워즈, 그리고 앵그리버드까지. 모두 게임들이죠.

아이폰 게임시장의 초기에 들어가서 성공을 거둔 인디게임 개발자들과의 인터뷰만으로도 가치가 있는데요.

잘 알려져있지 않은 것 같은 애플 앱스토어의 탄생 배경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인디게임이나 스마트폰 게임에 관심을 두고 있으신 분들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 책의 느낌대로 '앱스토어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 담겨있는 책!' 이라고 보면 그건 글세.. 라는 느낌인데요.

실제 개발자들 인터뷰보면 뜬그름 잡는 소리보다는 진지하게 나도 잘 모르겠다. 앱스토어 쉽지 않음. 나는 운빨 이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결국 챕터4에 이르러서는 대기업들과의 경쟁들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도 있습니다.

책 자체가 주는 이미지보다는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 책이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디게임 개발? 이미 성공한 사람들도 있지만 정말 쉽지 않다'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성공비결을 노리지 않는다면 두들점프의 개발자가 실제로 히트 소식을 들었을 때는 사막에 있어서 연락이 안되었다던가, 앵그리버드 개발사가 앵그리버드를 만들기 까지의 상황이 어땠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앵그리버드 이전에 52개의 실패한 게임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좀 알려져있지만, 실제로는 대표의 아버지한테 1억의 자금을 지원받은건 잘 안알려져있죠! )
책에서 언급된 성공한 인디게임 개발사의 대부분이 부부나 가족, 형제로 이루어져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긴 합니다.

이 책에서 성공비결을 얻길 바란다면 실망할테고,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어떤식으로 성공을 거두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책일 것 같네요.

 

영국의 실험적인 인디 개발자 increpare가 어제 "아티팩트 세 개를 작동시킨 다음에 떠나시오"(Activate the Three Artefacts and then Leave)라는 게임을 공개했습니다. 유니티 3D로 만들어 윈도와 맥 모두 지원하고, 소스 코드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의 셰이더 환경에 따라 그래픽이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우측의 스크린샷은 저사양인 제 컴퓨터에서 찍은 것이고, 상대적으로 고사양인 컴퓨터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하지만 시야가 짧은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마우스로 주변을 둘러보고 WASD키나 방향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를 적절한 볼륨으로 올려놓으시길 :)

게임의 목표는 제목 그대로입니다. 구체의 틈속으로 들어가 어딘가에 존재하는 세 개의 아티팩트를 작동시킨 다음에 구체를 떠나면 됩니다.

구의 내부 구조가 참 난해해서 헤매기 쉽고 아티팩트는 찾기 어렵습니다. 구조에 어떤 치밀한 논리적 개연성이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increpare가 만든 몇몇 게임에서 수학적 개념을 활용한 바 있으니 어쩌면 무지한 제가 눈치채지 못한 구조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increpare가 이 게임에 뭔가 대단한 의도를 담고 구조를 짠 것 같진 않습니다. 아마 (그의 다른 여러 게임과 비슷하게) 특별한 의도없이 기분에 따라 만들었을 겁니다. 어떤 논리적인 해결보다는 괴이한 분위기의 공간을 떠다니며 헤매는 '느낌'을 의도했다면 의도했겠죠. 어쩌면 increpare의 일시적인 감정을 배출한 것이거나 간밤에 꾼 꿈을 구현한 것일지도요.

increpare의 게임에 관심이 가신다면 increpare의 웹사이트트위터를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이 사람, 한달에 두세개씩 게임을 만드니까요. 마치 일기 쓰듯이요.

터틀 크림의 "슈가 큐브" (출처: 공식 블로그)

중국 게임 개발자 회의(Game Developer Conference China)와 함께 열리는 중국 인디 게임 페스티벌(Independent Games Festival, IGF)에서 한국 인디 게임 팀 터틀 크림의 "슈가 큐브"와 "찢어붙이기"가 동시에 주경쟁부문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작년 처음 열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중국 IGF는 익히 알려진 IGF와 동일한 브랜드의 공모전으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원래 공모전과 달리 환태평양 지역 국가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터틀 크림은 피그민 에이전시 소속의 인디 게임 팀으로 "찢어붙이기"와 "슈가 큐브"에 이어 현재 세번째 게임으로 체감형 게임을 개발중입니다.

수상작은 12월 5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 GDC의 IGF 시상식에서 발표됩니다. 수상 부문은 최고의 게임, 최고의 모바일 게임, 그리고 오디오, 기술, 비주얼 아트 부문별 우수상이며, 모든 수상팀은 상금에 더해 2011년 2월말 미국 샌 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GDC행 티켓을 얻게 됩니다.

주경쟁부문 본선진출작

학생부문 본선진출작

  • Zonelink (Huazh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China)
  • Dead Steel (Media Design School, Auckland, New Zealand)
  • Afterland (Singapore-MIT GAMBIT Game Lab, Singapore)
  • The White Laboratory (Huazhong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 China)
  • Ponlai (National Yunli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Taiwan)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팀 아렉스의 "암중모색"

미국 컬버 시티에서 열린 세계적인 인디게임 축제 인디케이드의 시상식에서 2010년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총 32개의 게임이 본선에 진출한 이번 시상식에서 12개 부문 11개 게임이 상을 받았습니다.

한국 인디 게임팀인 팀 아렉스(Team Arex)의 "암중모색"(Groping in the Dark)은 심사위원상(Jury Award)을 수상했습니다. 시상식이 시작된 2008년부터 심사위원상은 제이슨 로러의 "그라비테이션"(Gravitation, 2008년)과 다니엘 벤베르귀의 "문 스토리즈"(Moon Stories, 2009년)처럼 실험적인 게임들이 수상한 바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한글 키네틱 타이포그라피를 활용한 "암중모색"의 인터랙티브 내러티브에의 시도를 높게 평가한 듯 합니다.

한편 게임 연구자로도 잘 알려진 이안 보고스트가 아타리 하드웨어로 제작한 "슬로 이어"(A Slow Year)가 명인상(Virtuoso Award)과 선봉상(Vanguard Award)을 함께 수상했고, 올해 인디 게임 페스티벌(IGF)에서 학생부문 상을 수상했던 플래시 퍼즐 게임 "컨티뉴이티"(Continuity)가 게임플레이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게임플레이 혁신상을 수상한 플래시 퍼즐 게임 "컨티뉴이티"

IGF에서 비주얼 아트와 기술 부문에 상을 받고 얼마 전 엑스박스 라이브로 출시되어 화제를 모은 "림보"(Limbo)는 사운드상을, 4차원 퍼즐 게임을 표방하는 "미에가쿠레"(Miegakure)는 기술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게임 "고양이와 쿠데타"(The Cat and the Coup)는 다큐멘터리상을 받았습니다. 이 게임은 이란의 첫 민주총리였지만 1953년 CIA가 사주한 쿠데타로 실각한 모사데크의 고양이가 되어 역사를 체험하는 게임입니다. 아직 대중에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란의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고양이와 쿠데타"

출품된 인디 게임 중 전통적인 게임의 재미와 가장 가까운 테리 카바나의 "VVVVVV"는 재미와 매력상을 수상했네요. "풀 쓰로틀"과 "그림 판당고" 같은 어드벤처 게임과 최근의 "브루탈 레전드"로 잘 알려진 게임 디자이너 팀 셰퍼도 선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아래는 이번 수상작 목록입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게임도 있지만 바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엑스박스 라이브나 스팀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있으니 즐겨보시길 :)

2010년 인디케이드 수상작들

게임플레이 혁신상 (Gameplay Innovation Award): Continuity
기술혁신상 (Technological Innovation Award): Miegakure
사운드상 (Sound Award): Limbo
세계와 이야기상 (World and Story Award): Games of Nonchalance
다큐멘터리상 (Documentary Award): The Cat and the Coup
미학상 (Aesthetics Award): Spirits
숭고한 경험상 (Sublime Experience Award): Faraway
재미와 매력상(Fun and Compelling Award): VVVVVV
와일드 카드상 (Wild Card Award): B.U.T.T.O.N.
선구자상 (Trailblazer Award): Tim Schafer
명인상 (Virtuoso Award): A Slow Year
선봉상 (Vanguard Award): A Slow Year
심사위원상 (Jury Award): Groping in the Dark

인디게임 웹진 피그민에서 제안하여 각양각색의 한국 인디 게임팀이 참여한 게임위/게등위 심의 반대 온라인 퍼포먼스 게임이 공개되었습니다.

총 11개 팀이 참여한 이번 퍼포먼스는 SF 전략부터 퍼즐, 슈팅, 비주얼 노벨, 웹게임, 아트게임까지 정말 개성이 다양한 게임들이 선보였으면...좋겠지만, 결국 모두 어쩔 수 없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네....

어쨌든, 여기들 있네요. 큰 물 사람들은 모르는 척 하고, 위에서는 법대로 취급해도, 한국의 인디들이 여기에 있네요.


: 사건을 둘러싼 팩트와 링크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게등위) 아마추어 게임 심의 논란이 계속 되는 가운데, 인디 개발자와 게이머가 다양한 방법으로 행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먼저 피그민이 한국의 다른 인디 개발자들에게 제안한 온라인 퍼포먼스의 세부사항이 밝혀졌습니다. 앞서 피그민 측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플레이하실 수 없습니다. NOT rated by GRB, so you can't play"라는 메시지를 출력하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이번 상황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피그민 측은 추석 이전인 17일 21시에 동시에 소프트웨어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또, 바다이야기 사건 당시 영상물등급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적이 있는 루리웹 사용자 희동구님은 11일 토요일 게임위 건물 앞에서 5시간 동안 이번 상황에 항의하는 1인 피켓 시위를 가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창조도시의 Vermond님이 9월 3일 다음 아고라에서 발의한 서명운동도 이 포스트를 쓰는 현재 4,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서명한 상태입니다.

한 편, 메이저 업계에서 이번 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발언이 나왔습니다. 어제 저녁,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개발한 IMC 게임즈의 김학규님이 자신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임심의 절대반대"라는 글을 올린 것입니다.

학규님은 "자기의 창작욕구의 산물을 인터넷이라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통해 공유하는 활동을 일일이 심의 받아야하는 사회에서는 창의적 활동, 창의적 발상이란 것은 심각하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국회의원들에게 관련된 법과 규정을 속히 재검토해줄것을 호소했습니다. 더해 트위터를 통해 업계의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인디게임팀 '팀 아렉스'의 게임 "Groping in the Dark"가 인디케이드 본선 32개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팀 아렉스는 "런 도로시" 같은 유쾌한 액션 게임과 "수사기록 Pilot" 같은 분위기 있는 어드벤처 게임을 만든 나름 역사 있는 인디게임 팀인데요. 이번에 본선에 진출한 "Groping in the Dark"는 한국어 텍스트를 조작해 스토리에 선택을 내리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앞서 "Groping Blindly"라는 이름으로 2010년 IGF 학생부문에도 출품된 바 있습니다. (당시 저는 "상호작용이 너무 수동적이고, 의미 있게 엮지 못 했다"이라고 단평을 했었죠 -_-;;)

인디케이드 본선 시상식은 오는 10월 8일 미국 LA군 쿨버 시티에서 열립니다.

정치적인 게임을 만드는 이탈리아 인디 게임팀 몰레인더스트리아가 짧은 플래시 게임 "메모리 리로디드: 더 다운폴"(Memory Reloaded: the downfall)을 공개했습니다. 팀이 과거에 이탈리아어로 내놓았던 동명의 게임을 영어로, 현 시대에 맞추어 리메이크한 것이죠.

그냥 보면 단순한 카드 짝 맞추기 게임입니다. 16개의 뒤집힌 카드를 하나씩 뒤집어 똑같은 그림을 맞추면 됩니다. 카드 앞면에는 "인간에 의한 지구 온난화", "유니버설 헬스 케어", "국제적 양극화" 등 현대의 역사적 사건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여느 카드 짝 맞추기와 마찬가지로, 게임을 하면서 어떤 카드에 어떤 그림(사건)이 새겨져 있는지 기억해야 하죠.

하지만, 계속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역사는 당신이 기억했던 것과 달라지게 됩니다...

가령, "유니버설 헬스 케어"(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의 수혜자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한 건강보험 개혁)가 새겨져 있던 카드 중 하나가 어느새 "사회주의 건강보험"이 되어버려 짝이 맞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면 나머지 하나의 카드조차 "사회주의 건강보험"이 되어버리죠. 아시다피시, "사회주의 건강보험"은 건강보험 개혁을 반대하는 공화당과 의료 기득권 세력이 오바마의 정책을 사회주의 국가에 빗대어 깎아내리기 위해 사용한 어휘입니다.

몰레인더스트리아의 여느 다른 정치적 게임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 역시 "역사적 수정주의"라는 정치적 이슈를 단순하고 친숙한 게임 방식으로 명쾌하게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사이에, 또 모르는 사이에 정치인과 언론의 조작과 왜곡이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를, 나아가 역사에 대한 기억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함께 보기

지난 13일, 스웨덴의 인디 게임 디자이너 cactus(본명 요나탄 쇠데르스트룀)가 자신이 만든 게임 18개를 묶은 "캑터스 아케이드 2.0"(Cactus Arcade 2.0)을 공개했습니다. PC용이고, 프리웨어입니다.

이 묶음에는 그간 기부자에게만 전달되었던 게임 Gamma 4와 Norrland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게임은 별도로 다운로드받을 수도 있게 했네요.

(게임 실행이 안 될 때: 경로명에 한글이 들어가 있을 경우 메뉴에서 게임을 선택하면 버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게임선택 메뉴를 거치지 말고 다운로드 받은 게임 폴더의 games 폴더에서 개별적으로 게임을 실행하면 됩니다.)

cactus의 게임은 하나같이 어렵거나 불친절합니다. 대부분 키 조작 외에는 거의 가르쳐주는 게 없어서 게임방법은 플레이어의 본능으로 자각하거나 시행착오로 알아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지난 GDC(게임 개발자 회의)에선 "재미를 위해 플레이어 학대하기"(Abusing Your Players Just For Fun)란 제목의 강연을 한 사람이 cactus입니다. 그는 강연에서 "플레이어가 어떻게 느낄까, 편안해할까를 신경쓰다 보면 디자이너로서의 비전에 타협하게 된다"며 "순수하고 독자적이며 여과되지 않은 자기 표현으로서의 게임"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게임을 편견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cactus의 게임은 대부분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 안에 만든 것이고, 대개 어떤 하나의 아이디어나 관점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것에 가깝습니다. 불편하고 때로 불완전한 면도 있지만, 그 단순하고 기괴한 게임에서 뭔가 얻어갈 것, 생각해볼만한 것은 하나씩 있을 겁니다.

저는 cactus의 게임을 하면 디씨인사이드 같은 곳에 올라오는 만화들이 떠오릅니다. 그런 만화는 어설퍼 보여도 메이저에서 놓치고 있는 뭔가 중요한 것을 담고 있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cactus가 인디 개발자로서 마음껏 게임을 만들고, 제가 그것을 해볼 수 있다는 데 감사합니다. 그는 상업용 메이저 게임, 심지어 다른 인디조차도 놓치고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게임을 만듭니다. 앞으로도 그가 자기 맘대로 게임을 만들면 좋겠네요 :)

이번 "캑터스 아케이드 2.0"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게임은 새로 공개된 Gamma 4와 Norrland, 그리고 Kryzta, Silent Chain, EVAC, Xoldiers, This is Infinity입니다. Gamma 4와 Xoldiers는 기괴한 분위기를, Kryzta와 Silent Chain은 독특한 게임 메커닉을, EVAC은 짧지만 짜임새 있게 구성된 레벨을 주목할 만 합니다. Norrland는 세 가지 특성을 모두 조금씩 담고 있네요. 그리고 This is Infinity는...아마 외계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 겁니다.

cactus에 게임에 더 관심이 생기신다면 2008년에도 "캑터스 아케이드"가 나온 바 있으니 참고해보시길.

인디게임 개발자 요르단 매그너슨[Jordan Magnuson]이 한국에서의 원어민 교사 생활을 마치고 동아시아 여행을 떠난다고 합니다. 인디게임뮤니티 TIG Source의 창립자이기도 한 그는 지난 2년간 전북 군산의 한 중학교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해왔습니다.

31일, 그는 블로그를 통해 곧 한국을 떠나 동아시아를 여행할 것이고, 여행 도중에 각 국가에서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게임을 만들 거라고 합니다. 그 게임은 모두 프리웨어로 공개될 예정이라네요.

그리고 매그너슨은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모금하려고 킥스타터를 시작했습니다. 킥스타터는 작가가 창조적 활동에 자금을 모금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이트로, 일반적인 투자와는 달리 수익을 나눠갖는 게 아니라 투자금액에 따라 작가가 설정한 보답을 해줍니다. 대부분 그 보답은 창작에 관련된 것(한정판이나 관련 상품, 사인, 크레딧에 이름 넣어줌 등)이죠. 한 마디로, 독자나 관객, 플레이어 스스로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작가의 창작을 지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킥스타터에 대해 더 자세히: 피그민의 관련 포스트)

매그너슨의 프로젝트는 지금 거주하는 한국부터 시작합니다. 프로젝트 웹사이트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미 한국에 대한 게임이 세 개나 있습니다.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다룬 "자유의 다리"[Freedom Bridge]부터 자신들이 가르친 중학생들을 위해 만든 익스페리멘탈 게임 "외로움"[Lonliness], 인터랙티브 픽션 "거기 있음"[Being There]이 있죠. 모두 그가 한국에 거주하면서 만든 겁니다.

분단상황을 다룬 게임 "자유의 다리"[Freedom Bridge]

특히 "자유의 다리"가 가장 인상적인데요. 매그너슨이 DMZ에 다녀온 뒤에 느낀 것을 '낫게임'[notgame]의 실천으로 만든 거라고 합니다. 낫게임이란 "더 패스", "엔들리스 포레스트", "더 그레이브야드"로 잘 알려진 테일 오브 테일즈를 중심으로 하는 창작의 기조인데요. 게임의 성격을 갖지 않는 인터랙티브 아트 혹은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보며 컴퓨터를 이용한 표현의 범위를 다양하게 해보자는 주장이자 실천이죠. (관련 포스트: 테일 오브 테일즈, "이제 게임은 안 만든다") 여러 인디 개발자들이 포럼에 속해 있습니다. 필자인 저도 이 포럼의 멤버이긴 한데, 잠수가 잦은 멤버입니다, 넵(...)

플레이해보면 아시겠지만, 아주 짧고 단순하고 작고, 네, 실험적입니다. 그는 한국을 떠나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타이, 말레이시아, 미얀마, 중국을 경유해 일본으로 향하는 6개월간의 대장정을 계획했습니다. 국가마다 두세개의 게임은 만들겠다고 하니, 어떤 게임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과연 킥스타터로 목표액인 5000달러를 모아, 여행도중 웹 디자인 일을 수주하지 않으면서 게임을 만드는 데 더 시간을 쏟을 수 있을까요?

그의 여정을 한 번 지켜보죠.

관련글

[자선단체 기부율은 약 30%...게임들 차차 오픈 소스로 공개. 판매기간 종료된 지금도 구입 및 기부 가능]

인디게임 다섯 개를 원하는 가격에 사고 원하는 만큼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는 "험블 인디 번들"의 판매금액이 최종적으로 100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험블 인디 번들"은 "월드 오브 구", "아쿠아리아", "기쉬", "루가루 HD", "페넘브라: 오버츄어"의 다섯개 인디게임을 원하는 가격에 사고, 그 중 원하는 만큼 "일렉트로 프론티어 파운데이션"과 "차일즈 플레이"에 기부할 수 있는 프로모션입니다. 현지시간 5월 4일부터 7일간 진행되어 11일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프로모션을 운영한 울파이어 게임즈에 따르면, 일주일간 120,557 건의 판매가 발생해 총 판매금액은 1,099,110 달러에 달했고, 그 중 30.97%인 약 34만 달러가 자선단체에 기부되었습니다.

또한 판매기간 종료와 함께 "아쿠아리아"와 "기쉬", "루가루 HD", "페넘브라 오버츄어"가 오픈 소스로 공개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 중 8등신 토끼 격투게임인 "루가루 HD"가 먼저 소스를 공개했습니다.

판매기간이 종료되었지만 판매는 계속되어 여전히 게임을 구매하고 원하는 만큼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습니다.

인디게임 다섯 개를 원하는 가격에 사고, 구입가 중 원하는 만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험블 인디 번들"의 판매금액이 현재 11일 아침 786,384 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인데 10분 있다가 새로 고침하니까 787,669 달러로 늘어났군요. 아마 이 포스트를 보는 분들이 가보셨을 땐 이미 80만 달러가 넘었을 겁니다.

험블 인디 번들은 "월드 오브 구", "아쿠아리아", "기쉬", "루가루 HD", "페넘브라: 오버츄어"의 다섯개 인디게임을 원하는 가격에 사고, 그 중 원하는 만큼 "일렉트로 프론티어 파운데이션"과 "차일즈 플레이"에 기부하는 프로모션입니다. (참고: 피그민 기사인벤 기사)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아마니타 디자인의 게임 "사모로스트 2"가 포함되었군요.

현지시간으로 5월 4일부터 시작된 이 프로모션은 첫 날 판매금액이 10만 달러를 돌파했는데, 현재 판매시간은 20시간 남은 상황에서 어디까지 갈 지 기대되네요.

한 편, WIRED의 게임 블로그는 홍보 영상의 1분 17초에 100만 달러가 돌파한다면 "기쉬"와 "페넘브라", "루가루 HD"의 소스 코드를 공개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고 전했는데요. 웹페이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 수정하기 전에 촬영했다가 그대로 남은 것인지, 정말 숨겨진 메시지인 건지.

어쨌든, 관심 있는 분은 놓치기 전에 구입해보세요!

러브(Love)라는 제목을 하고 있으면 상당히 검색하기 귀찮은 이름입니다만, 제가 아는 한 그 이름을 쓰고 있는 인디게임이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름다운 그래픽의 1인 개발 MMORPG로 기대를 모았다가 서비스 태도와 인터페이스 때문에 말 많았던 쪽, 하나는 오늘 소개할 평범한 레트로풍의 극악 난이도 2D 플랫포머 게임 "러브"입니다.

원래 "러브"라는 원작이 2008년 발매되었다가, 버그를 줄이고 게임을 개선해 "러브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게임은 원작이든 "플러스"든 (인디에서는) 흔한 레트로풍 극악 난이도 2D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단색, 초저해상도(160x120). 인디게임의 철 지난(?) 유행이지만.

그런데 오늘 제가 소개하고 싶은 건 본편보다는 이 게임의 독특한 레벨 에디터입니다. 게임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본편과 함께 받을 수 있는 "러브 커스텀"(Love Custom)이란 물건이죠.

"커스텀"을 다운로드하면 GIF 그림 다섯 장이 있습니다. 예, 아래 첨부한 그림 다섯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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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하셨겠지만, 각각의 이미지가 안정적인 발판이나 닿으면 죽는 부분, 튀어오르는 부분, 목표지점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에디터란 게 따로 존재하지 않고, 어떤 소프트웨어로든 GIF 파일로 그림을 그리면 됩니다. 포토샵처럼 레이어를 지원하는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작업이 더 편하겠죠. 스테이지 그림의 크기는 640x481 픽셀인데, 하단 1픽셀은 투명색을 지정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script 폴더에는 캐릭터의 시작위치를 지정하는 텍스트 파일이 있고(발 닿는 부분을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무한사망 루프가 발생합니다.), music 폴더에는 음악이 있습니다. 음악은 기본으로 들어있는 mp파일과 정확히 동일한 이름으로 넣어줘야 합니다.

다섯 장의 그림이 하나의 스테이지가 된다. 스크린샷은 사망 직전, RIP.


게임 자체는 특이할 게 없지만, 간결한 레벨 에디팅 아이디어는 대담합니다. 마치 보이는대로 얻는다는 "위지윅"처럼 "당신이 그리는대로, 당신이 플레이한다"라고 위디윕(WYDIWYP)이라고 해야 할 판입니다. 아주 단순하지만, 그 범위 내에서 활용가능성이 매우 높네요.

즐겨보시길.

※ 게임 해상도가 160x120 픽셀이라 매우 작은데, F4를 누르면 전체화면으로 할 수 있습니다.


"샌드 캐슬 - 프리루드: 페이디드 메모리즈"는 피그민 에이전시 소속 인디게임 팀 악쇼크 스튜디오의 첫 게임입니다. 다양한 장치를 이용해 쏟아지는 모래알의 움직임을 바꿔 퍼즐을 풀어나가는 물리 퍼즐 게임인데요. 프리루드라는 부제처럼 게임은 짧고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리웨어이고 악쇼크 스튜디오 홈페이지에서 게임과 사운드트랙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유동적인 무언가가 있고, 그것을 장치 조작이나 환경의 변화로 제어하는 게임의 메커닉은 "요절복통기계"나 "레밍스" 같은 유명한 퍼즐 게임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샌드 캐슬"은 그런 게임과는 사뭇 다른 고유의 정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퍼즐의 주 소재인 모래알의 마르고 부질 없는 느낌이 그걸 잘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 건 창문이 열려 불어오는 바람에 모래알이 날리는 부분이었습니다. 단순히 스토리나 그림이 아니라 퍼즐의 메커닉이 이러한 정서를 자아내는 것은, 더 길고 다듬어질 듯한 본편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감성적인 사운드트랙과 오프닝과 엔딩에서 나타난 모래성 이미지도 좋았습니다 :)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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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홈페이지


동경 게임쇼와 함께 진행되는 일본의 인디게임공모전 Sense Of Wonder Night 가 참가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구글번역이나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해주세요.
아직 영문 페이지는 준비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해 프리젠테이션의 동영상들도 공개되어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발표작 10점에 선정되면 TGS표는 주지만 차비는 알아서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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