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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세대 게임 개발자 좌담회의 아쉬운점과 기대.

안녕하세요 이후입니다. 간만에 찾아봡네요. 이번엔 소식을 전하는게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러 왔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글로라도 자주 뵐수 있음 좋겠습니다.; 

26일 판교에서 열린 G-HUB 게임커넥트에서는 게임개발자연대가 준비한 1세대 게임 개발자 좌담회,  [개발자의 커리어패스, 40대 이후에 대하여]를 들으러 갔었습니다.

 좌담회에 대해서 아쉬움이 없는건 아닌데,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런 주제로 논의를 한다는 것이 일단 반가웠고, 이런저런 화두를 던졌다는게 좋았습니다. 어느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반응은 화두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못하고 행사만 비난하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쉽네요. 어쨌든 나름대로 느낀 점을 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인벤에서 정리한 기사 :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27774
디스이즈게임에서 녹화한 영상 : http://www.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4/?n=57986

한 주제에 대해서 깊게 이야기 하기보다는 본질로 파고 들지 못하고 약간씩 겉도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입장에선 와 저렇게까지 솔직하게 질러도 되나 정도의 발언들도 많이 나왔다는 부분에서 건질 부분이 많다 싶긴 하네요. 하나하나 발언들만 보면 위험하게 해석될 여지가 컸고, 본인들도 이야기하면서 위험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서관희 대표님은 자신의 의도가 그런게 아니라고 그렇게 기사쓰시면 안된다고 해서 기자분들이 다 웃기도 했군요.

크게 정리하자면 이번 좌담회의 흐름을 네가지 정도로 나눌수 있을것 같습니다.

1. 40대가 정말 개발자 커리어패스의 끝이냐.
2. 근데 왜 이렇게 40대 취업이 힘들지.
3. 삶과 일의 균형에 대해서 
4. 크런치

그럼 이제 각 항목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40대가 정말 개발자 커리어패스의 끝인가.

1번에 대한 부분에서는 네명다 40대의 개발력이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40대가 모두 관리자로 가야한다는 이야기도 없었고, 치킨집 같은 이야기도 안나왔어요. 오히려 자기가 있는 회사에서는 40대가 적지 않다라는 이야기라던가 자신이 40대라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인지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금방 끝난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력이 없는 사람이었던것 같다 라는 극단적인 의견도 있었구요. 

2. 왜 이렇게 40대 취업이 힘든가.

이부분에 대해서는 고용자와 사용자의 입장이 뒤섞여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술자리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었기도 하구요. (물론 이것도 이 사람들의 개인적인 의견 아니냐 라고 하면 할말이 없습니다만..)

1. 40대가 취업하기 힘든걸 고용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문제점이 있지 않다.
2. 회사에서는 팀장이 자신보다 나이 많은 개발자를 뽑으려고 하지 않는다.
3. 경력이 오래된 개발자는 높은 연봉을 원하기 때문에 회사로서 부담스럽다.

였습니다. 전 막고야 대표였던 홍동희님은 지금은 고용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셨고 (한국 회사에선 문화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좀 힘들었고, 외국계회사에서는 일하는게 가능했다.) 나머지 셋은 사용자 입장에서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것 같습니다. 내부에 경력이 오래된 개발자를 젊은 팀장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힘들다는 의견도 나왔구요. 
또 과연 회사에서 프로젝트가 없어졌을 때 개발자들을 붙잡고 있는게 그들에게 좋은일인지 고민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3. 개발자의 삶과 일의 균형, 4 크런치

여기 에 대해서는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것 같은데, 크게 양쪽으로 나누면 송재경님은 크런치 없이 게임을 개발할수는 없다. 였고, 홍동희님은  더 이상 회사가 개인을 책임져주이 않는 시대다. 야근을 하지 말고 개인 시간을 확보해야한다. 라고 했습니다. 사용자 측 입장은 크런치는 결국 필요하고 현재 고용자의 입장이라 그런지 홍동희님은 크런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고 개발자는 정시퇴근을 해야한다 라고 이야기를 하셨던것 같네요. 출퇴근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구요. 인센티브의 효용 여부도 나왔습니다. 연봉과 인센티브의 균형이라던가 현재 업계 윗선에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드러내주는 자리였던것 같습니다. 

* 행사등의 마감(마일스톤)이 지날때마다 게임은 나아지고 그를 위한 크런치는 꼭 필요하다. 없이 좋은 게임을 만들수는 없다.
* 안정되게 회사원처럼 월급을 받는것과 큰 인센티브를 받는 것 어느쪽이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 정시출근, 정시퇴근이 중요하다. 정시출근 보다도 정시퇴근이 더 중요하다. 삶의 밸런스를 위해서 그렇고 자기 시간을 확보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야근비 같은 언급은 안나왔군요. 

5. 한계

이번 좌담회에서는 현실적으로 명확히 한계가 있었는데, 패널들이 홍동희님을 제외하면 현재 대표나 준 대표의 위치였고 네명 다 프로그래머 출신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차에 대해서 팀웍 같은 이야기를 할 때는 프로그래머들은 조금 일하면 어짜피 실력차를 서로다 알아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왔구요. 질문에서 게임디자이너의 사례에 대해서 별로 만족할만한 사례가 안나오기도 했습니다.

두번째는 패널들의 위치가 회사안에서 굉장히 높은 편이고, 한 회사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에 나온 문제라고 보는데, 밖에 상황을 잘 모르는 느낌이었습니다. 40대 개발자들이 일 못하지도 않고, 우리 회사에서는 많이 일하고 있다. 같은데서 많이 느끼기도 했구요.

개발자들에게 가장 큰 보상은 좋은 게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를 합니다만, 그건 생활이 가능할 때 이야기고, 현재 상황이 지금 인센티브를 바라는 상황에서 생활이 가능한가. 자신과 맞는 게임 개발를 위해 월급을 포기하고 자유시장으로 뛰어들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전 좀 부정적인데, 패널들은 그런게 더 좋지 않을까요. 라고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을 듣고는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물론 생활안정에 대한 이야기는 나왔고,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국가나 복지 이야기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야기가 나왔을 때 넘어가기도 했고, 이런 부분은 투표로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문제는 구체적인 금액이 안나왔다는 겁니다. 여기서 진지하게 그래서 지금 우리가 신입에게는 연봉을 얼마나 줘야하고, 연차가 많은 개발자가 요구하는 “너무 많은” 연봉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이야기가 나왔다면 이야기를 좀 크게 발전시킬수 있을텐데, 많다. 적다 이야기만 나왔다는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질문을 하는게 나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크런치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못하는 부분도 있는데요. 크런치 없이 게임 개발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계속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고 저 역시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당연히 사람을 갈아넣었으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해야한다고 보고 있고, 그 부분은 금전적인 부분이 필수라고 생각하구요. 지금은 답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인터스텔라의 말을 빌어보자면 "우린 답을 찾을겁니다. 늘 그래왔듯이." 

어떻게 보면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인데, 패널들에게 인생의 목표점을 물어봤을 때 모두 자신의 게임이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길 원한다. 같은 대답이 나왔습니다. 안타깝게도 게임계 자체를 신경 써주는 분들은 여기에는 없 는것 같네요.

왜 40대 이야기가 지금 나오는지, 지금 개발자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직접적으로 당장 구직중인 40대도, 회사에서 어떻게 버텨야할지 고민중인 30대 개발자들도 취업을 고민하고 있는 20대 개발자들 역시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기대했겠죠. 

7. 기대

어쨌든 게임 개발자 연대는 첫번째 패널토크를 성공적으로 치뤘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런 자리에 누굴 부를까는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고, 누가 나와도 논란이 되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관심이 없는 것보다는 관심을 받는게 낫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성공적이었죠.

그뿐만 아니라 패널토크들이 솔직하게 던진 고민들과 발언들 덕분에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명확하게 드러나기도 했어요. 그 때까지는 모두 이게 문제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걸 끄집어내고 공론화시킬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히 의미있는 지점이라고 봅니다. 

아울러 나도 40대 개발자다 라고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나왔다는 것도 좋은 이야기였구요.여러 회사를 전전하고 자리를 못잡고 있던가, 프로그래머 직군보다 훨씬 연차가 더 강력한 힘을 가지는 아티스트나 게임디자인 직군 들도 할말이 많을겁니다. 고용자 입장이라면 실명을 드러내고 공개 좌담회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비공개 패널토크를 하고 정리하는 식으로 논의를 할 수도 있겠죠. 이런게 계속 진행되다보면 아까 이야기 했던 말할수 없는 현실적인 수치를 공개적으로 논의 하는 것도 언젠가 가능해질거라 기대해봅니다.

1세대 개발자를 공격하는 것으로 쾌감을 느끼는 것도 개인의 자유겠지만, 가능하면 문제를 보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더 많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 개발자 연대는 다음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으니 그 쪽에 계속 의견을 타진하시고, 회원 가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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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실 여기까지 읽으시는 분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적당히 윗부분만 창닫거나, 트위터에 올리거나 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을것 같긴 하네요. 하지만 여기까지 오신 분들이라면 적어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을 해주시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문제를 끌고 나갈수 있을거란 희망을 가져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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