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트위터 llovoll &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어제 국회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게임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 개정안은 게임 과몰입 방지와 오픈마켓 게임물의 자율심의, 오토 등 불법프로그램의 제재 등을 담고 있는데요. 기존에 다른 의원들이 제출한 관련 법안들과 2008년 문화부가 제출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에서 비교적 시급한 사안들을 골라 통합한 안으로 보입니다.

다음 파일을 다운로드하면 법안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오픈마켓 자율심의, 법안 제정 이후가 관건

먼저 앱 개발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오픈마켓 게임물 자율심의와 관련된 법안이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법안에 오픈마켓을 명시하지 않고, 사전 등급분류가 적절하지 않은 게임물을 대통령령으로 정해 자율심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는 오픈마켓 외의 소규모 게임도 필요에 따라 자율심의를 하게 될 가능성을 남겨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문화부의 자율심의 추진 관련 보도를 볼 때, 당장은 그 대상을 (관리할 수 있는 범위의) 오픈마켓으로 한정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법안이 제정되어도 규제를 하지 않는 구글의 정책상 안드로이드 마켓 게임물은 열릴 가능성이 낮고, 애플의 기존 심의기준도 게임위의 등급분류기준과 달라 세부안을 마련하면서 갈등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특정 플랫폼만 자율심의를 부여하는 것과 등급기준의 차이에 따라 역차별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게임스팟(지디넷) 기사는 이것이 자율심의제도가 다른 플랫폼으로 번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사의 과몰입 방지 책임 강화와 오토 등 불법프로그램 제재

이번 개정안에는 잇단 게임 관련 사건·사고에 따른 문화부의 과몰입 방지 대책과 관련된 조항도 있습니다. 사업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예방조치를 취해 문화부에 보고하고, 문화부는 조치를 평가해 부족할 시 시정 권고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부모가 청소년 이용자의 게임이용 정보 제공과 게임이용을 방지하는 주의 문구도 게시를 의무화했습니다.

오토 등 불법프로그램을 제재하는 조항도 신설되었습니다. 게임물 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않은 컴퓨터프로그램, 장치, 기기을 배포하거나 제작하기 위해 배포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입니다. 불법프로그램을 기능으로 정의하지 않고, 사업자가 인정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는 기준에 따라 정의했네요.

"검사와 스폰서" 논란 정국, 여성가족부와 중복규제 난관도...

이 법안은 다음주 월요일 26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될 것이고, 27일 법사위를 통과하면 본회의에 상정되어 표결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그런데 최근 "검찰과 스폰서" 논란 때문에 법사위에서 법안이 제대로 처리될지 알 수 없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오늘도 민주당 요구로 "검찰과 스폰서" 논란을 다루기 위해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가 한나라당이 불참하여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27일 이전에 법사위를 열어 금번 문제를 다루자고 하지만, 한나라당은 27일 법무부 장관이 출석하니 현안보고 형식으로 다루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게임법 외에도 청소년보호법, 청소년성보호법,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특히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은 0시부터 6시까지 청소년에 대한 게임 서비스를 금지하는 조항(일명 '셧다운제')을 비롯한 다수의 청소년 게임 과몰입 방지안을 담고 있어, 이번 게임법 개정안에 담긴 자율규제안과 중복 및 상충될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문화부와 여성부의 안 모두 통과되어 이중규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지켜보자

국회 본회의 장면. 본회의를 포함해 문방위 같은 상임위 회의까지, 원한다면 언제든지 그들의 활동과 발언 하나하나를 감시할 수 있다.

과연 이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여성가족위의 청소년보호법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여러분도 함께 지켜보시면 좋겠습니다. 네이버에서 제작한 국회 입법정보 서비스나 국회 홈페이지의 의안정보, 의사생중계 같은 좋은 감시창구가 있습니다 :)

새롭게 대두된 스마트폰 오픈마켓의 게임물 심의와 관련된 논쟁에 따라, 문화부에서는 오픈마켓 게임에 대해 심의를 자율로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3월 첫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출시 이후,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4400여개를 국내에 미심의 유통하며 심의를 거부한 바 있습니다. 구글은 "전세계에서 동일한 정책으로 운영되는데 한국 실정에 맞게 바꾸기는 어렵다"고 했죠. 그러자 게임위는 구글에게 국내법을 따르라며 시정 권고를 내리고 "접속 차단까지 갈 수 있다"고 엄포했고, 일주일 후 구글코리아는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며 유보를 요청했습니다. 게임위는 구글에게 15일의 유보기간을 주었는데, 지금까지 어떤 조치도 입장 발표도 없습니다. 이 유보기간은 오는 31일에 끝나게 됩니다.

접속 차단 이야기가 나오자 개발자들과 누리꾼 사이에서 게임위와 문화부에 대한 여론은 나빠졌습니다. 그런데 22일 갑자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모바일 게임회사까지 방문하면서 "스마트폰 게임 심의 규제를 완화" 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죠. 반발 시류에 편승하는 모습을 못 보겠던지 문화부가 그건 자기들 소관이고 그 발언은 "월권"이라며 발끈했습니다.

사실 문화부 입장에서 게임 심의의 완화나 자율화는 어제오늘 했던 말이 아닙니다. 2008년 6월에 플래시게임이 심의에서 제외된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등급심의 제외대상을 현실에 적합하게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사전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임물이라고 하더라도 사후모니터링에 의한 적절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해 11월 게임법 개정안을 제안했고, 거기에는 게임물의 재정의 등과 함께 장관이 심의 예외를 정할 수 있는 조항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문화부가 제출한 전부개정안 국회 처리상황 보기) 물론 이 법안은 1년이 넘게 국회에서 표류 중이지만, 문화부는 작년에도 몇 번의 보도로 심의 완화를 암시한 바 있습니다.

또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등 11인이 작년 5월에 제출한 게임법 일부개정안은 정확히 오픈마켓 심의의 (청소년이용불가를 제외한) 자율화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선교 의원 등이 제출한 일부개정안 국회 처리상황 보기)

문화부로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4월 임시국회(4월1일 ~ 4월30일)에 게임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구글과의 마찰도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자신들이 시장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했다고도 자랑할 수 있는 걸 겁니다.

유보기간이 끝난 뒤 구글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과연 이 혼란스러운 정국에 게임법이 통과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과 관련된 논의 어디에도 PC용 인디게임의 심의에 대한 언급은 찾기 힘듭니다. 이는 스마트폰 오픈마켓을 예상하지 못 한 규제책을 마련했던 정부가, 또 다시 당장 앞에 닥친 문제(스마트폰 오픈마켓)만 해결하려고 하는 꼴이 되진 않을까 우려하게 만듭니다. 게임산업과 문화의 성숙에 따라 단계적으로 자율심의를 시행하려고 한다는데, 그냥 일이 닥칠 때마다 개정하는 건 아닌가요.

한 편, 앞서 2월에는 게임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비경품성인용게임 사업자들이 게임위 심의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송은 게임위의 심의 행위 자체를 "사전검열"이라고 부인하는 거라서, 만에 하나 그들이 이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심의가 없는 완전한 "표현의 자유"를 이루게 될 수도 있는건데요. 어떻게 되든 게임계에 그리 좋은 일이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진정 표현의 자유를 쟁취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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