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라이트, 시드 마이어, 피터 몰리뉴, 워렌 스펙터, 존 카맥, 리차드 개리엇....네? 무슨 세계 3대 게임 개발자 뭐 그런 거 선정중이냐고요? 아뇨. 비슷한 면이 없진 않은데, 아닙니다. 어제 목격한 근사한 트레일러에 나오는 출연진 목록을 보고 있었어요. '크리티컬 패스'(CRITICAL///PATH)라고 제목이 말장난 같은 인터뷰 시리즈의 트레일러인데요. 제작사에 따르면 게임 디자이너를 문화의 혁신자로 조명하는 게 목적이라고 합니다.
아, 혹시 라이트, 마이어, 몰리뉴, 스펙터, 카맥, 개리엇 하는 부분에서 "또 그 사람들이냐"하고 뻔한 이름에 벌써 지루해하는 분이 계실까 말씀 드리는데, 저 사람들이 전부는 아닙니다. 일단 트레일러를 한 번 보시죠.
정말 많은 얼굴들입니다. 너무 익숙한 얼굴도 있지만, 낯선 얼굴이나 어디서 봤는데 뉘신지 싶은 얼굴도 있을 겁니다.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트레일러 후반 출연진 목록에 나오는 이름들을 검색해보세요. 여러분이 아는 그 게임의 어떤 부분을 만들었던 사람이라는 걸 발견할 수도, 그 사람이 쓴 정말 흥미롭고 통찰력 깊은 에세이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들 게임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과 통찰, 경륜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출연진들의 성별과 국적, 연령은 물론 각자의 디자인 철학이나 분야도 다양하다는 건데요. 여성 작가 리아나 프래쳇부터 일본 개발자인 오노 요시노리와 코지마 히데오, 아타리의 창업자 놀란 부쉬넬 같은 올드보이 중의 올드보이, 전형적이지 않은 스토리텔링의 수라를 걷는 데이비드 케이지, 러다이트 인디 게임 디자이너 제이슨 로러, 디자이너이면서도 학자인 이안 보고스트, 게이머 개발자의 전형(?) 클리프 블레진스키...헥헥헥...
...그래서 이 사람들을 모아서 뭘 하냐면, http://criticalpathproject.com/에 인터뷰 영상 아카이브를 마련할 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와 모바일 앱으로도 인터뷰 콘텐츠를 전개할 거라고 합니다. 사이트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미래의 인터뷰에도 반영하기도 할 생각이라네요.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오래 걸리지는 않겠죠, 아마. 그 때까지는 샘플 클립을 보면서 몸과 마음을 게임 디자이너들의 철학/미학 융단폭격에 대비시켜놓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소식이 나오면 게임묵에서도 소식 전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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