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벨로퍼 4월호 표지

19년을 이어온 게임 개발 전문 잡지 게임 디벨로퍼지가 2013년 6/7월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됩니다.

앞으로 게임 디벨로퍼지의 콘텐츠는 잡지의 자매 사이트인 가마수트라의 게임 디벨로퍼 섹션에 실린다고 합니다. 게임 디벨로퍼지에서 연례로 시행하던 업계 연봉 조사 등도 앞으로 가마수트라에 시행하고 과거 및 신규 포스트모템 기사들도 가마수트라에 실리게 됩니다.

게임 디벨로퍼지를 정기 구독하셨던 분은 며칠 내에 환불 및 교환에 대해 연락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잡지의 폐간과 함께 구조조정도 이루어졌습니다. 가마수트라의 뉴스 에디터였던 프랭크 시팔디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더이상 가마수트라와 게임 디벨로퍼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가마수트라와 게임 디벨로퍼지의 모회사인 UBM 테크는 이 구조조정이 전체 인력의 10% 이하라고 게임인더스트리 인터내셔널에 전했습니다.

게임 웹진 조이스틱은 이러한 결정이 UBM 테크의 전략 변화에서 비롯된다 관측했습니다. UBM 테크는 게임 디벨로퍼지 외의 다른 종이 출판물의 발행도 중지하는 동시에 덜 성공적인 브랜드들도 폐쇄하기로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 발표는 2만 3천명 이상의 참가자를 기록한 게임 디벨로퍼 컨퍼런스와 월간 100만 이상의 방문자와 35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가마수트라를 성공 사례로 들면서, 이 모델을 다른 행사와 온라인 브랜드에도 적용할 것이라 밝히고 있습니다.


Game Developer magazine closing in July 2013 - Gamasutra

Game Developer magazine ceasing publication - Brendan Sinclair, Gameindustry International

안녕하세요 이후입니다.

보통 책 소개라면 별로 고민하지 않고 하겠는데 막상 제가 관계자가 되고 보니 소개하기가 좀 조심스러워지는군요..
 그래서 이번엔 소개 방법이 다를 것 같습니다.

 
이미 소식을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한국 게임의 역사란 책이 나왔습니다.

이미 한차례 게임문화연구회와 함께 저자와의 만남 형식으로 발제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게임계가 나름 역사가 깊은데도 불구하고, 개발자에게도,  게이머에게도, 연구자에게도 제대로 된 역사서가 한권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게임이 계속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형태를 바꾸면서 과거의 게임을 함께 해보지 못한 사람들한테는 더욱 아쉬운 일이었겠죠. 

이런 필요성은 다들 느끼고 있었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였습니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수 있겠지요. 그러던 어느날 2011년에 윤형섭 박사님의 제안으로 한국 게임역사의 전문가라고 부를수 있을 만한 몇 명이 모였고, 처음에 대학 교재로 시작된 이 원고는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마침내 출판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마지막 까지 출판사를 못찾다가, 2012년 한국 출판 문화 산업진흥원의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 사업에 선정되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 책의 출간은 더욱 더 늦어졌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전에 잡지나 인터넷에 단편적으로 밖에 없던 한국 게임의 역사 정리란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전의 발자취들이 거의 없다 싶다는게 가장 큰 문제였죠. 이번에 모인 저자 여섯명은 각각 다른 게임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차이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굉장히 힘들게 나왔고, 의미가 있다는 것은 저자들이 비슷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역사를 정리한 첫번째 책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 빠진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채우기 위해 http://koreagamehistory.net 홈페이지에서 의견과 오류제보를 받고 있으니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 만족감보다도 아쉬움이 느껴지리라 생각됩니다. 저자들 모두 비슷하게 느끼는 이 아쉬움은 아마 30년 가까이 되는 한국 게임의 역사를 한번에 다루기에는 책이라는 지면의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앞으로 제2, 제3의 한국 게임의 역사 책이 나오기 위한 첫번째 디딤돌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디딤돌로 한국에서 게임을 연구하는, 즐기는, 그리고 개발하는 사람들의 깊이가 조금 더 깊어지고 더 높이 닿을수 있게 된다면 저자로서 굉장히 큰 기쁨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마치고, 잘못된 오류의 수정이나 이후 추가된 자료를 위해서라도 한권씩 사주시면 몹시 기쁠 것 같다는 광고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시장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책이 나오기가 힘들더라구요..

아울러 이번 NDC에 책을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에 대해 직접 말씀 주실 필요가 있으신분이면 행사에서 뵙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NDC 참관 신청은 

http://ndc2013.nexon.com/board/ndcApplyMain 에서 진행되오니 참고해주세요. 4/10 까지 선착순으로 진행되니 서두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NDC에서 한국 게임의 역사 세션은 첫날 (4/24) 402호에서 첫시간 ( 9:50 ) 에 진행하오니 참고해주세요. 

책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먼저 ‘제1부 게임의 이해’를 통해 게임의 정의와 장르를 설명함으로써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시도했으며, ‘제2부 한국 게임의 여명기’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게임이 함께 성장한 흐름과 한국에 게임이 소개되는 과정을 설명하였습니다. ‘제3부 한국 게임 시장의 성장’에서는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컴퓨터 게임이 성장하고 몰락하고 온라인 게임이 발전하게 된 과정을 소개하고, 게임 산업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전자오락실의 흐름도 함께 다루었습니다.  ‘제4부 온라인 게임의 성장과 게임 시장의 확대’에서는 온라인 게임이 국내 게임산업의 주류를 차지함은 물론 전세계에 진출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한 과정과, 문화적으로도 풍부해진 저변을 바탕으로 e스포츠와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는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일본문화 정식개방과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형성된 비디오 게임과 모바일 게임 시장에대해서도 소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5부 게임 산업의 빛과 그림자’에서는 게임산업 관련 법제와 정책의 발전과정을 설명하고, 게임과 관련된 사회문화적 현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구매처와 저자소개, 목차는 한국 게임의 역사 책의 공식 홈페이지  http://koreagamehistory.net 에 소개되어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이미 책이 서점에 풀려있기 때문에 책 리뷰글도 몇개 올려드립니다.

디스이즈 게임 :: 한국의 게임 역사를 담은 최초의 책
박일님 :: 꼭 개정판이 나와야 할 책 '한국 게임의 역사' 

그외에 게이머즈 3월호에 저자중 한분인 조기현 기자님이 직접 관련 글을 쓰셨습니다. 기회가 닿으신다면 읽어보시면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음...여기 재밌는 영상들 있어요! 라기엔 많이 뒷북입니다. 사실 요거 3월 20일에 써놨다가 놔둔 글이에요. 이제야 완성하고 발행하네요...그냥 흘려보낼까 생각했는데, 뭐, 뒷북이어도 재밌으니까요. 괜찮아요.]


근래 해외 게임 뉴스나 블로그를 둘러보셨다면 위 영상 한 번쯤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전 아케이드 게임 동키 콩의 주인공인 점프 맨(마리오)과 구출 대상인 폴린의 역할이 바뀐 게임플레이 영상입니다.

아타리용 동키 콩 롬을 해킹해서 두 캐릭터의 역할을 바꾼 사람은 경력이 10년 넘는 베테랑 개발자 마이크 미카입니다. 지금은 아더 오션 인터랙티브의 CCO인 미카가 이런 일을 한 동기는 단순했습니다. 딸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거지요.

"세 살난 딸과 함께 게임을 많이 합니다. 딸애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 동키 콩이죠. 그런데 이틀 전 여자로 플레이해서 마리오를 구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더군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2에서는 피치 공주로 플레이했었으니 동키 콩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지요.

저는 이 게임에서는 안 된다고 했고 딸애는 크게 낙담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뭘 달리 할 수 있겠습니까? 한 밤중에 일어나 ROM을 해킹하고 마리오를 폴라인으로 교체했습니다. 마리오의 프레임을 다시 그려서 ROM 안의 팔레트를 교체했지요. 상단의 M도 폴라인의 P로 바꿨습니다." (유튜브 영상의 설명란에서)

원래 미카는 이 작업과정을 친구들만 볼 수 있게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친구들이 레딧에 이 소식을 캡쳐해서 올렸고, 곧 게임IT 미디어는 물론 주류 언론에서도 다룰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화제와 비슷한 시기, 게임 속에서 여성이 구출 대상이 되는 클리셰를 탐구하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대중문화를 여성주의[페니미즘]로 바라보는 영상 시리즈를 제작해왔던 아니타 사키시안이 비디오 게임을 소재로 만드는 시리즈 트롭스 vs 위민 비디오 게임의 첫 번째 에피소드였죠.

[알림: 이 영상에 한국어 자막을 단 사람은 바로 접니다 -_- v]

이 에피소드에서 사키시안은 게임에서 '곤경에 빠진 처녀' 클리셰가 자리잡은 계기 중 하나로 동키 콩을 꼽습니다. '곤경에 빠진 처녀' 클리셰를 뼈대로 활용한 영화 킹콩과 애니메이션 뽀빠이에서 영향을 받은 동키 콩은 다시 동일한 클리셰가 (최소한 서사 층위상에서는) 주된 동기로 작용하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로 이어졌습니다. 또 닌텐도와 미야모토 시게루의 또다른 대표작인 젤다의 전설 역시 이 클리셰를 중심 플롯 장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키시안은 이 닌텐도의 게임들이 '곤경에 빠진 처녀' 클리셰를 게임계에 대중화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딸을 위해 동키 콩을 해킹했던 미카는 그 전까지 이 트롭스 vs 위민 시리즈나 이와 관련해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성주의나 어떤 이념 주장을 위해서 해킹을 하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인식이 넓어졌고, 앞으로 자신이 게임을 만드는 방식이 바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눈이 뜨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게임은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제가 만든 많은 게임은 폭력적이지도 의도적으로 남성 중심적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하고보니 이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 딸은 이제 세 살이지만 저는 딸애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자연스럽게 생각하지 못했어도 딸애가 언짢아 하는 게 있으면 이제는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가 게임을 만드는 방식을 정말로 바꾸어놓았습니다." (MSNBC 인터뷰에서)

폴린 버전 동키 콩이 화제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사키시안이 '곤경에 빠진 처녀' 클리셰의 대표작으로 들었던 또다른 게임 젤다의 전설 역시 기존 역할을 바꾼 해킹이 나왔습니다.

제목에 이름이 나오지만 한 번도 주인공이 된 적이 없었던 젤다가 시리즈의 주인공인 링크를 구하는 이 버전은 폴린 버전 동키 콩 이야기를 들은 케나라는 사람이 프로그래머인 남자친구와 함께 제작한 것입니다.

케나는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지식으로 손쉽게 자신만의 버전을 만들 수 있는 데 놀라면서, 젤다로 모험을 할 수 있다는 데 기뻐했습니다. 

"젤다로 플레이하는 거 정말 기분 좋아요. 젤다 캐릭터에 더 애착을 느낄 수 있는 데다 정말 제가 굉장한 영웅 같은 기분이거든요. 젤다가 되어 검을 휘두르는 거 정말 멋집니다.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직접 해봐야 한다니까요 :D"

직접 해봐야 한다고 한만큼 케나는 자신들이 만든 패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딸을 위해 동키 콩을 해킹했던 미카 역시 마찬가지고요. (영상 설명란에 zip 파일 링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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