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끝입니다.

덥습니다.

지난 한 달간 웹에 올라온 게임 관련 번역글을 소개합니다. (몇 개는 4월에 올라온 거지만요 ;-)

☜ 그동안의 월간 번역글 보기

이번 달에도 isao의 게임번역소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최근 게임 업계를 달구고 있는 킥스타터 열풍에 대한 리포트 기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게임 업계에서 컴플릿 가챠로 불거진 소셜 게임 디자인의 윤리 문제에 대한 비즈니스 전문지의 분석기사(1부, 2부, 3부)는 길지만 단연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게임컨텐츠산업을 오랫동안 지켜본 입장으로서는 가요코씨가 '게임이란 이름이 들어간 것은 두번 다시 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게임비지니스는 다른 오락산업인 영화나 만화와 같이 컨텐츠 그 자체로 승부해왔었건만, 사람의 약점에 파고들어 돈을 갈취하는 듯한 비지니스모델이 아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급증하고 있는 소셜게임유저는 시간과 돈을 물쓰듯이 쓴 끝에 가요코씨같이 실망과 후회 속에서 한 명, 또 한 명 소셜게임에서 멀어져 갈 것인가. 그렇다고 한다면 소셜게임비지니스의 미래에 지속가능성은 바랄 수 없을 것이다.

하시모토 모치치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읽는 맛을 더해주는 타오리 히로무 컬럼 역시 컴플릿 가챠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그의 컬럼에서 빠지면 섭섭한 닌텐도의 다운로드 서비스에 개시가 게임 유통에 줄 영향과 한 번만 더해야지 하고 '빠져드는 게임'의 매력을 다룬 글도 올라왔네요.

디자인과 플레이 번역소에도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콜록콜록!) 먼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게임으로 유명한 몰레인두스트리아의 파올로 페데르치니가 코타쿠에 기고한 글입니다. 그는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II의 홍보 "다큐멘터리"가 전하는 메시지의 문제를 지적하며, 게임이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걸 환영하면서도 그 시각에 담긴 위선을 지적합니다.

어쩌면 〈블랙 옵스 II〉가 완전한 군사적 우위를 달성해 자기 자신의 무기고 외에는 겁낼 게 없는 한 국가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비대칭 전쟁과 공허한 사이버테러 세계의 복잡성을 묘사하는 새로운 형식의 게임플레이를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결국 똑같은 슈팅 게임에 로봇 적이 목표물로 나오는 정도를 접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오는 11월, 당신은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II》를 구입하는 수백만 명 중 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무인폭격기에 공격 당한 로스 앤젤레스와 우리 모두를 구원해줄 비밀 병사에 대한 공상에 잠기기 전에, 비밀 작전의 끔찍한 역사와 오늘날 폭격기 전쟁의 실상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

다음으로 게임 디자이너 클린트 호킹의 2007년 GDC 강연 대본 번역을 보죠. 호킹은 게임 플레이어를 탐험가라고 이야기하면서 게임에서 발생하는 탐험의 종류를 시스템 탐험, 공간 탐험, 자기 탐험으로 나눕니다. 그는 그동안 게임이 시스템 탐험과 공간 탐험을 장려해온 기법을 이야기하고, 더 많은 게임이 자기 탐험으로까지 발을 뻗기를 주장합니다. 다른 게임 디자이너의 디자인에 대한 견해와 철학을 엿보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달에는 디자인과 플레이 번역소만이 아니라 나무인형님도 오랜만에 돌아와 도전과제의 효과적인 설계 방법게임 디자인에서의 시각 심리와 인지를 다룬 글 2001년 글을 번역했습니다.

JH Kim님은 fxguide.com의 마이크 세이무어가 쓴 렌더링의 기법을 옮겨왔습니다. 제법 긴 글이고 게임의 실시간 렌더링보다는 CG 전반을 다루지만, 렌더링에 대한 개요와 다양한 렌더러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마수트라 글을 번역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는 이번달에도 많은 번역글을 올렸습니다.

한 비디오게임 역사가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북미에 출시된 정확한 날짜를 알려고 고군분투한 이야기에서 100 로그스 개발자가 설파하는 비디오게임 시대에서 모호해진 게임 개념의 분석, 게임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차세대 콘솔에서 바라는 것,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용자 경험 연구원이 논하는 플로우 개념의 게임 디자인에의 적용게임로프트의 테크니컬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재미의 철학, SCEE의 베테랑 프로듀서가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운 프로덕션의 교훈들, 헥헥헥...그리고, 린스타트업 전술을 실제 게임 개발 과정에 활용하는 방법의 제안, 플레이어 유형론을 기반으로 한 게임 어필 유형론iOS 게임 오카부와 콘솔용 다운로드 게임 아웃랜드의 포스트모템, 디펜더즈 퀘스트의 마케팅과 판매수치 분석까지.

이렇게 한 문단에 정리해버리니 별 거 없는 것 같지만, 별 거 정말 많습니다. 정보의 밀도 면에선 나머지 다른 번역글을 모두 합한 것 이상이에요, 정말로. 왠지 모르게 월말로 갈수록 번역도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이 아니겠죠?

한국닌텐도 웹사이트에는 닌텐도 본사의 2011년 결산설명회질의응답 전문이 올라왔습니다. Wii의 쇠락과 3DS의 본격적인 전개, WiiU 공개의 목전, 닌텐도가 회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주주들의 날선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는지 읽어볼만 합니다.

닌텐도 DS나 Wii 때는 폭넓은 고객층을 수용할 수 있었던 점에서는 많은 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게임의 깊이 면에서는 모든 분을 만족시켰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우선 당사는 「게임의 다양성과 깊이를 양립시키고 싶다」라고 말씀드렸던 닌텐도 3DS나 Wii U를 통해 이번에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만족하실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게임의 깊이 면부터 시작하려는 생각에 닌텐도 3DS에서 현재와 같은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선보였고, 앞으로는 점차 바뀌어 갈 것입니다. 게임의 다양성과 깊이의 양면을 충실하게 함으로써 하나의 플랫폼으로 보다 폭넓은 고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방침은 Wii U에도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러한 것을 계속해 나갈 때, 한 세대당 게임을 즐기는 인원도 늘어나고 게임 인구의 증가와 함께 지속력 있는 게임시장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휴, 이제 잠시 숨 좀 돌리고, 개발/업계 이야기에서, 조금 가벼운 이야기로 전환해보죠.

Diner님의 블로그 Dark Illusion에는 일본 RPG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볼만한 번역글이 둘 올라왔습니다. 먼저, 일본의 역사 있는 RPG 아틀리에 시리즈 크리에이터 대담에서는 시리즈의 제작에 참여해온 크리에이터들이 시리즈의 역사와 정신,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합니다.

오카무라 씨에게 질문. 요시케 씨에게 배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오카무라: 「아뜨리에 시리즈는 이런 것이다」 라는 작품의 정의에 대해 가르침을 받은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요시케 씨의 경우「그 세계는 그곳에 존재했다」는 공간감을 중요시 여겼죠. 흔히 말하는 판타지가 아닌 공상적인 이야기(Märchen=メルヘン)로써 옛날에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라는 세계.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작중에선 아이템이란 단어를 절대로 쓰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별로 이상할 건 없어 보이는데요" 라고 말하지만 전 절대로 아니라고 말합니다.

아뜨리에 시리즈는 그렇게 꼼꼼하게 고집하는 요소들이 모여서 완성된 부분이 많습니다.

두 번째 번역글은 아이디어 팩토리와 컴파일 하트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삶을 이야기하는 대담입니다. 우리를 "모에"하고 울게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한 번 읽어봅시다.

루리웹 유저 정보 게시판에는 적지 않은 수의 인터뷰 번역이 올라왔습니다. 먼저, EA가 스팀에서 번들을 팔면서 "인디"라는 용어를 써서 발생한 논쟁에 번들에 포함된 게임의 개발자가 입장을 밝힌 인터뷰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요즘 굉장한 화제를 몰고 있는 모드 게임 데이지(DayZ)의 개발자 인터뷰도 올라왔습니다. 데이지는 사실주의 밀리터리 슈팅 게임 아르마 II(ArmA II)의 모드로, 별다른 홍보 없이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며 출시된지 몇 년 된 본 게임을 스팀 차트 1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데이지에 대한 반응 중 하나가, "왜 전에는 이런 게임이 만들어진 적이 없나?"였어요. 이런 좀비 서바이벌 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았는데요. 왜 그동안 아무도 만들지 않았다고 생각하나요?

지금 욕이 안 들어간 대답을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오랫동안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해왔었어요. 예전에 어디서 프로듀서로 일했을 때도 했었고요. 그러면 듣는 소리라곤 "플레이어가 원한다고 해서 진짜로 원하는 게 아냐. 원하는 걸 받으면 싫어하게 될걸?" 같은 거였죠. 그래서 데이지를 만들어서 "이것 봐라!"라고 대답해준 셈이죠. 전에 제안을 보냈던 사람에게서 이메일이 왔었어요. "내가 잘못 생각했었던 것 같네"하고.

네, 이런 게임을 원하는 게이머들이 많아요. 자기가 한 경험이 의미를 지녔으면 좋겠다는 거죠. 게임이라면 플레이어가 플레이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데, 왜 아직도 우리는 영화나 책 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는 걸까요? 말이 안 되잖아요.

영국 가디언지 인터넷판의 블로그에 실린 코지마 히데오의 삶을 돌아보는 인터뷰에서는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무슨 생각을 하며 게임을 만드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아, 그의 영화 사랑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도요 :)

인터뷰 아닌 글 중에서도 주목할만한 번역들이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캡콤의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즈 도그마 개발팀의 팀원이 괴롭힘에 못이겨 자살까지 내몰렸던 사연은 그저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연속으로 올라온 헤일로 설정자료 번역(지구의 역사와 분쟁UNSC 주요 함대 및 전대 목록선조)은 헤일로 시리즈의 팬이거나 설정덕후라면 읽어볼만 합니다.

이번달은 여기까지입니다. 정말 많죠; 단순히 수만 많은 게 아니라 흥미롭고 재밌고 모에한 글이 잔뜩 있네요. 시간 내어서 찬찬히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혹시 빠진 글이 있거나 좋은 글 번역하고 있는 블로그 알고 계신다면 꼭 댓글로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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