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의 지갑을 낙엽처럼 우수수 털어가는 스팀 가을 세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이들 지르셨나요? 혹시 이미 구입한 게임들이라고 안심하고 있나요? 안심은 이릅니다. 스팀은 이제 개발자의 지갑 밑동도 노리고 있으니까요.

먼저 밑동을 흔드는 오른손, 인디 개발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게임 제작툴 게임메이커의 스튜디오 버전입니다. '스튜디오 버전의 프로페셔널 버전'과 HTML 5 모듈을 엮은 번들이 75% 할인된 49.99 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엮인 모듈이 199.99달러 하는 iOS나 안드로이드 모듈이 아니라는 건 아쉽지만, 게임메이커에 관심 있었던 분들이라면 할인이 끝나는 28일 이전까지 생각해볼만 합니다. 완전히 같은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게임메이커 무료 버전을 먼저 시험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왼손, 디지털 페인팅 프로그램 아트레이지 스튜디오 프로 3가 50% 할인된 29.99 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시는 분이라면 데모도 있으니 한 번 확인해보시면 좋겠네요. 마찬가지로 28일까지 할인합니다.

[게임묵의 새로운 코너 '뉴스 패치'입니다. 그동안 게임묵에 올렸던 뉴스들의 뒷이야기를 밝힙니다. 전할 소식이 충분히 쌓일 때마다 부정기적으로 찾아오겠습니다.]

닐 스티븐슨이 꿈꾸는 검투 게임킥스타터 모금은 3일 남았는데요. 현재 목표치인 50만 달러에 못미치는 43만 달러가 모였습니다.

그동안 스티븐슨과 스티븐슨의 회사 수비타이는 검투의 디테일과 그 구현과정의 기술적 측면을 해설하는 포스트를 속속 올렸습니다. 검투를 대체 어떤 시스템으로 어떻게 플레이하게 만들려고 하는지 관심 있다면 (그리고 검 덕후라면 꼭) 읽어볼만 합니다. 아, 그리고 읽을 게 전부는 아니에요. 게임 UI를 보여주는 스크린샷도 있고, 이런저런 흥미로운 영상들도 있습니다. 가령 유럽검술학교 창립자가 검술에 있어 타이밍의 역할을 설명하는 아래 영상처럼요.

'ㅠ'


밸브가 공개한 영화 제작 도구 소스 필름메이커는 공개 일주일만에 재밌는 영상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영상들이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면 필름메이커 개발팀이 소개한 영상들이나 레딧에 마련된 영상 목록을 보세요. 아니면 아래 영상들을 보세요.

(밸브 공식 영상 Meet the Heavy의 패러디 영상입니다.)

개발팀이 제공하는 튜토리얼 영상도 올라왔습니다. 저처럼 아직 베타 키를 얻지 못했지만 어떤 도구인지 궁금하다면 당분간은 저 영상으로 만족합시다.


또다른 밸브 소식입니다. 밸브가 가상 경제 분석을 위해 고용했던 경제학자는 약속대로 블로그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유럽 사법재판소가 다운로드 소프트웨어의 재판매를 막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이 판결은 소프트웨어 회사 오라클이 자사 제품의 사용권[라이선스]을 매입해 재판매하던 독일의 유즈드소프트(UsedSoft)에게 제기한 소송에서 나왔는데요.

재판소는 소프트웨어 카피[복제]의 최초 판매에서 저작자의 독점적인 배포권 소멸은 물질적인 소프트웨어 판매 뿐 아니라 디지털 배급을 통한 판매에서도 해당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카피의 판매는 그 카피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이므로, 설사 소프트웨어 사용권 계약서가 2차적인 사용권 이전을 금지한다하더라도 저작자는 재판매를 막을 수 없다는 거지요.

그리고 재판매를 통해 사용권을 이전받은 사람은 합법적인 취득자가 되어서 이후 프로그램의 수정과 업데이트, 유지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초 구입자가 재판매 이후에도 소프트웨어를 계속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재판소는 재판매 이후 최초 구입자는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된 소프트웨어 카피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독점적인 배포권과 달리 독점적인 복제권은 최초 판매에 소멸되지 않기" 때문에 이후에도 계속 사용할 경우 저작자의 복제권을 침해한 것이 되죠. (최초 구입자가 "사용할 수 없게" 보장하는 게 까다롭다는 오라클의 항변에, 그것은 소프트웨어만의 어려움이 아니며 제품 키 등의 기술적 수단을 마련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판결이 스팀과 같은 디지털 배급 게임 플랫폼에도 변화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판결로 오라클이 유즈드소프트의 재판매 행위를 막을 수 없음이야 분명해졌지만, 재판매 자체가 불가능한 플랫폼이 그걸 지원할 의무가 있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번 판결은 유럽연합의 법에 근거한 판결이니 유럽연합 회원국 이외의 나라에는 각자의 판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만, 플랫폼 홀더들이 중고 판매를 막고 싶다면 직접 금지하기보다는 계속 게임을 가지고 있게 유인하는 길을 더 궁리해봐야 한다는 신호임은 확실해보입니다.

게임 변호사 자스 퓨어월이 이번 판결의 법률적 쟁점을 분석한 글 말미에서는 좀 더 흥미로운 질문거리가 떠오릅니다. 퓨어월은 게임이 '제품으로서의 게임'에서 '서비스로서의 게임'으로 전환하면서 이런 2차 판매 문제는 별 의미가 없게 될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서비스로서의 게임에서의 '이전'에 대한 의문이 떠오르겠지만, 그는 아직 먼 일이라고 합니다.

음, 작년에 한국 대법원이 리니지 계정양도에 관한 사건을 판결했던 걸 생각하면 아주 먼 이야기는 아닌 것 같지만요.


An author of software cannot oppose the resale of his ‘used’ licences allowing the use of his programs downloaded from the internet [PDF] - Court of Justice of the European Union

What a new digital game trading law in Europe could mean for you - Jas Purewal, Gamasutra

밸브(Valve)가 소스 엔진을 활용해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 '소스 필름메이커'(Source Filmmaker)를 무료로 공개합니다.

이 도구는 그동안 밸브의 영상 제작팀이 50여편이 넘는 자사 게임의 홍보 영상을 제작하면서 사용해온 도구인데요. 게임 월드를 가상의 스튜디오처럼 활용해 게임플레이와 애니메이션, 조명, 사운드 등을 기록한 뒤 최종 결과물과 동일한 환경에서 유연한 편집과 애니메이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도구를 설명하는 영상 제작자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전체 파이프라인을 한 대의 게이밍 PC에 압축"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소스 필름메이커는 현재 클로즈 베타 상태이며 웹사이트를 통해 베타 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밸브는 올해 안에 정식으로 도구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Introducing the Source Filmmaker - SFM Team, Source Filmmaker



스팀에서 이번 주말의 행사로 오렌지박스를 9.99불에 팔고 있습니다.

포탈, 하프라이프2, 팀포트리스2가 단돈 9.99불에!
평소에 생각은 있으나 구매를 망설이고 계셨던분에게 좋은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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