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인디 게임을 만든다. 그렇다면 만들고 싶어서 만든 그 게임을 잘 팔아서 다음에도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어야 할텐데,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팔아야 할까요?

인디 게임 블로그 피그민의 운영자인 '광님'이 그런 지속 가능한 인디 게임 제작에 도움을 줄 전자책을 쓰기 위해 제작비를 모금하고 있습니다. 책의 이름은 "게임 독립 만세"로 인디 게임 팀을 위한 사업의 기본과 각종 사례 등이 실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광님은 블로그 뿐 아니라 피그민 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 얼마 전 스팀으로 슈가 큐브를 출시한 터틀 크림을 도와오기도 했지요. 인디 게임과 그 사업에 대해 나눌 말이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 3일 밤 텀블벅에서 시작된 모금은 18시간 만에 기본 목표액인 100만원을 넘었고, 지금은 더 풍부한 내용을 더 잘 쓰기 위한 추가 모금 목표를 향하고 있습니다.

제작비 모금은 36일 후에 마감될 예정입니다. 15,000원 이상 제작비를 후원할 경우 전자책이 출시될 때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어떤 내용인지 맛보고픈 분들은 텀블벅 페이지에 링크된 1장 샘플 원고를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책의 출간 예정일은 올해 5월 31일이라고 하네요.

지난 2012년 '인디 게임 페스티벌'(IGF)은 여러 모로 말이 많았습니다. 대상 수상작 페즈(FEZ)를 둘러싼 논란이 다소 돋보이기도 했지만, IGF의 시스템과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이야기가 나온 게 지난 대회만은 아니었습니다.

이제 15주년을 맞은 세계적인 인디 게임 축제는 신선하게 틀에서 벗어난 인디 게임을 장려하고 선보이는 장이 되느냐, 아니면 뻔하게 답습하면서 자기 "힙하다"고 뽐내는 게임들의 잔칫상이 되느냐 기로에 섰다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의식했는지 IGF의 회장 브랜던 보이어는 공개 편지를 통해 2013년 대회에 몇 가지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보이어가 이번에 밝힌 주된 변화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이전 대회 결선작의 재참가 금지'입니다. 보이어는 이에 대해 "새로운 게임을 조명하고자 하는 이 페스티벌의 핵심 원칙"을 위한 것이라 밝혔습니다만, 아무래도 이전 대회 부문 수상 이후 재출품으로 대상까지 수상한 페즈를 둘러싼 비판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접수 양식에서 'IGF 시상식 이후 12개월 안에 게임이 출시되는지'도 물어볼 거라고 합니다. 이것을 어긴다고 상을 박탈하지는 않겠지만 개발자들에게 IGF가 "거의 완성된" 게임을 출품하는 자리라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또 다른 변화로는 모바일 부문의 폐지입니다. 모바일 부문은 2010년에 성장하는 모바일 플랫폼의 게임들을 조명하려고 신설되었었는데요. 모바일 게임의 품질이 다른 PC 및 콘솔과 경쟁하는 수준에 도달한 만큼 따로 구분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폐지의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결정과 함께 좋은 게임을 조명할 기회를 더 늘리고자 부문별 결선작 수가 다섯 개에서 여섯 개로 늘어났습니다.

아, 그리고 한국 대학생 개발자들도 여러 차례 수상한 적 있는 학생 부문은 학생들의 여비 부담을 주여주고자 선정작[각주:1]의 상금이 500 달러에서 1,000 달러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말이 많아도 준치는 되는 IGF 레이스가 드디어 시작되었냐고요? 음, 이전 같으면 이렇게 회장이 공개 편지를 보낼 쯤에 IGF의 접수가 시작되었어야 했죠. 그런데 올해는 '접수 및 심사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관계로 7월 말부터 접수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접수 마감일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10월 중순이라네요.


Letter From The Chairman: Welcome back (soon!) for IGF 2013 - Brandon Boyer, Gamasutra

  1. 학생 부문 선정작(Student Showcase)은 다른 부문과 달리 결선에 오른 모든 게임에 상금을 수여합니다. 물론, 그 중 최고의 게임을 선정해 더 많은 상금을 수여하기도 합니다. [본문으로]

인디케이드 소식을 전할 때 잠깐 소개했던 다큐멘터리 게임 "고양이와 쿠데타"(The Cat and the Coup)가 공개되었습니다. 이란의 첫 민주 총리였지만 1953년 CIA가 사주한 쿠데타로 실각한 모하메드 모사데크의 비극적 삶을 다룬 게임으로, 공식 웹사이트에서 윈도용과 맥용을, 스팀에서 윈도용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 시간은 10분 내외로 짧습니다. 플레이어는 죽은 모사데크의 고양이가 되어 모사데크가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안내합니다(괴롭힙니다). 게임은 플랫포머처럼 보이지만 고전 어드벤처 게임처럼 방마다 게임을 계속 진행할 방법을 찾아가는 식입니다. 진행방법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선택"할 것은 사실상 없습니다.

"고양이와 쿠데타"는 어떤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게임도 아니고 보편적인 게임 같은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조작감도 그리 매끄럽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고양이와 쿠데타"에서 게임플레이란 진행의 수단에 가깝다 할 수 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마치 커다란 캔버스의 구석구석을 더듬어가듯 모사데크가 겪은 사건들이 상징적으로 표현된 장면들을 목격하는 구성입니다. 그야말로 몽타주라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이런 구성은 게임이라고 메커닉으로 표현하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다시 보여주는 듯합니다.

더구나 이란에 대해선 뉴스에 오르내리는 "악의 축" 이미지가 익숙한 현대에, 모사데크의 비극적 기억들로 합성된 커다란 몽타주를 더듬는 것은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구성이나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2011년 제13회 인디 게임 페스티벌(Independent Games Festival, IGF)의 주경쟁부문 품작 목록이 공개되었습니다. IGF는 가장 오래 운영된 세계적인 인디 게임 축제로, 새로운 인디 게임의 등용문이자 그 한 해에 나온 인디 게임의 흐름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는 391건의 게임이 출품되면서 작년 306건에 이어 다시 한번 가장 많은 출품작 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부터 새롭게 페스티벌의 체어맨이 된 브랜던 보이어는 "다듬어진 상업작부터 더 개인적이고 예술적인 표현으로서의 게임, 소셜한 것과 아케이드식의 플레이를 추구하는 게임까지 모든 스펙트럼을 다루게 되어 기쁘다"고 합니다.

출품작은 북미와 유럽에서 제작된 작품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인디케이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파비욘드더게임(팀아렉스)의 "암중모색"(Groping in the Dark)과 의료 나노봇을 주인공으로 한 인하대학교 게임팀의 디펜스 게임 "Vibot"이 출품되었습니다.

출품작들은 150명의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통해 2011년 1월 부문별로 본선진출작이 결정되고, 최종수상작은 2011년 2월말에 있을게임 개발자 회의(Game Developers Conference, GDC)의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게 됩니다.

한편, 학생이 만든 게임만 경쟁하는 학생부문은 11월 1일 마감을 앞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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