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입니다. 에? 여름?
네, 뭐 어쨌든 여름 같은 날씨에요. 날씨도 변하고, 벌써 한 달도 흐른고로, 4월 1일부터 5월 2일까지 인터넷에 올라온 게임 관련 번역글을 모았습니다.
isao님의 게임 번역소에는 이번에도 다양한 소식이 올라왔는데, 저는 게임 관련해서 세 가지 글을 꼽아보았습니다. 그 중 두 개는 타오리 히로무의 컬럼으로, 하나는 3DS에서 3D 기능의 의미, 다른 하나는 3DS 내장 게임에 대한 아쉬움을 다뤘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일본 아케이드 게임 문화를 다룬 북미 다큐멘터리의 소개 기사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이러한 세대의 분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아케이드 게임이 계속해서 성장했고 발전해 왔다. 여러 층으로 구성된 거대한 게임센터에는 하드코어한 게임뿐만 아니라 가족층과 캐주얼 플레이어들도 찾아온다. 일본의 게이머들은 북미에서는 대부분 볼 수 없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사교적인 게임체험'을 원한다.
아, 그리고 빼먹으면 섭한 소식이 있는데요. isao님이 두번째 역서로 게임 시나리오를 위한 SF 사전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관심 있는 분들을 한 번 살펴보세요.
흥배님도 몇 가지 글을 번역하셨는데, 특히 오픈 게임 콘텐츠에서 GREE의 발표를 취재한 기사가 눈에 띄네요.
그리고 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에 있는 안드로이드 디자인 가이드를 여러 기여자들이 공동으로 번역했습니다.
루리웹 유저 정보 게시판에도 여러가지 번역글이 올라왔습니다. 여기서는 몇 가지 인터뷰 번역을 주목해봤는데요. 먼저 이나후네 케이지의 WIRED 인터뷰가 있습니다. 일본 게임 산업에 대한 거친 말을 계속 하는 가운데, 자기 말의 진의를 밝히고 캐나다의 인디 개발자 필 피쉬의 "일본 게임 엿 같다"는 말에 고마움(?)을 표합니다.
사람들이 일본 게임에 너무 친절한 것 같다. 예전 정도의 기준에 못 미치면 거칠게 대해야 한다. 일본 게임은 예전 같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그런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일본 게임 제작자들은 그저 과거의 영광에만 취해있을 거다. 서양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걸 받아들이지 못 할 거다.
캐나다 사람이 GDC에서 한 이야기에 대해 들었다. 일본인이 그 사람 보고 일본 게임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니까, 엿 같다고 답했다지 않았나. 그런 게 필요한 거다.
또 다른 인터뷰로 디스아너드의 공동 디렉터 하비 스미스 인터뷰가 있습니다. 스미스는 플레이어가 즉흥적으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 수단을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게 한다는 철학을 다시 피력하며, 디스아너드를 테스트하며 발생한 온갖 기발한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DOA 시리즈의 이타가키 토모노부와 철권 시리즈의 하라다 카츠히로 대담(1부, 2부)은 두 일본 3D 격투 게임의 치열한 대립을 지켜봤던 분들에게 상당히 흥미로울 기사입니다. 패미통이 마련한 자리에서 두 사람은 그 대립의 뒷이야기와 속내를 펼쳐놓았습니다.
하라다 - 왜냐면 이 사람 멋대로 여러곳에서 철권을 말하고 있지만 이 구도란게 오히려 격투 게임으로서 돋보이게 하는거 아닌가하고. 때마침 그 때라는게 스파가 10년 정도 침묵하고 있던 시기였고 버처 파이터도 물론 있었지만 구미라는 전장에선 DOA 하고 철권이란 양자구도 였어요.
그래서 구미 쪽 기사에서 이타가키 씨의 "철권이 싫다"란 기사가 마구 실리는것은 노출도 올라가고 역으로 짭잘할지도 모르겠다고 눈치채기 시작했죠. 결정적으로 싫어하는 게임으로 철권 시리즈가 전부 실렸을 땐 대단한 프로모션이구나 했죠(笑)
이타가키 - 일 억 정도 가치는 있지(笑)
하라다 - 그럴지도 (笑) 그래서 이 사람 이거에 눈치 채고 있을까 했죠. 철권이 싫다라고 말할때마다 우리 베스트판이 팔리는걸(笑)
이타가키 - 대폭소
그리고 고전 서양 RPG를 좋아하는 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위저드리의 아버지 로버트 우드헤드의 인터뷰 번역도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비디오게임 시리즈 중 하나의 공동 창작자라는 건 어떤 기분인가? 팬 메일 많이 받나?
딱히 자랑스럽거나 하진 않다. 위저드리는 그저 컴퓨터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의 긴 사슬 중 하나였을 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한 것에서 영걈을 얻었고, 우리만의 혁신을 추가했고, 또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다.
segfault님은 웹 프로그래밍 언어인 PHP를 비판한 글을 번역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이상한 예외나 이해할 수 없는 동작을 기억하는 것은 개발자의 책임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네, 이런 거야 어떤 시스템에서든 필연적이긴 합니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똥이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시스템의 바보같음을 포용할 수 있는데 제한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PHP는 예외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보다 언어와 씨름하는데 드는 노력이 더 크다면 그건 전혀 좋은 것이 아닙니다. 내가 쓰는 도구는 내 일거리를 더 늘리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여전히 꾸준하게 가마수트라의 글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게임과 놀이 연구에 등장하는 마법의 동그라미 개념의분석, 산업 스파이에게 계임업계 침입 방법을 알려주는 게임 개발자 지망생에게 게임업계 입문을 알려주는 글, 다시 한 번 등장하는 케이지 아이나퓬 이나후네 케이지 인터뷰, 바이오쇼크의 켄 레빈과 암네시아의 토마스 그립, 포탈의 에릭 왈포가 말하는 게임과 스토리의 관계, iOS 게임 스펠크래프트 스쿨 오브 매직 포스트모템, 게임에 있어 상호작용 언어 발전에 대한 데이비드 자페의 전망, 타블렛 게임의 품질이 콘솔을 뛰어넘을 것인지에 대한 전망, 게임화에 대한 이야기...헥헥헥, 중간에 뭔가 이상한 말이 있었던 것 같지만 여하튼 이번에도 '양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건, 인디 개발자 제프 보겔이 쓴 "인디계 최하층민"의 생존 원칙입니다. 지금 같은 인디 씬이 형성되기 전인 1995년부터 자기가 만들고 싶은 롤플레잉 게임을 만들어온 그가, 그때도 지금의 인디 씬 중에서도 마이너한 자신이 생존하고 계속 게임을 만들어올 수 있었던 원칙을 이야기합니다.
이번달은 여기까지입니다! 월간 게임 번역글은 다음 달에 다시 좋은 분들이 쓰고 좋은 분들이 번역한 좋은 글들을 잡아서 찾아오겠습니다...
P.S. ....이번달에 글을 쓰는 형식, 어디선가 본 것 같다면 착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