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GDC도 끝났고, 선거도 다가오고, 좀 있으면 NDC도 열립니다. 한 달 거른 것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은 아니었으나 덕분에 참 많은 글이 모였습니다.
분량만이 아닙니다. 늘 월간 번역글을 빛내주시는 분들은 물론 처음 혹은 오랜만에 모습을 비추는 분들도 쉽게 접하기 힘든 글들을 번역해주었습니다.
그럼 한 번 둘러보지요. 아래에 모은 번역글들은 기본적으로 2월과 3월에 인터넷에 올라온 것들이지만, 미처 제때 수록하지 못한 몇 개월 전의 글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습니다.
☞ 지난 월간 게임 번역글 보기
isao님
게임과 IT 관련 일본 기사를 번역하는 "isao의 IT,게임번역소"에서는 몇 가지 컬럼과 인터뷰를 꼽아보았습니다. 단골로 나타나는 노지마 미호 교수와 타오리 히로무의 컬럼은 이번에도 읽어볼만 하고, 스팀으로 구입한 디지털 상품의 소유권을 다룬 코타쿠 기사도 고민을 깊어지게 만듭니다. 또 전통적 업계의 관점에서 소셜 게임 시대를 바라보는 포켓몬+노부나가의 야망 대담 역시 놓칠 수 없네요.
하지만 이번에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isao님이 번역한 팩맨의 디자이너 이와타니 토루의 책 팩맨의 게임학이 출간된 것입니다! 어서 한 권씩 삽시다.
- 아이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을 공부로 돌릴 수는 없을까? - 교육게임의 가능성 2012/02/10
: "게임비지니스와 교육에 공통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참가자에게 의욕을 갖게하는 중요성이다. '참가자의 노력에 대해서 무엇을 보상할 것인가'는 가상세계의 근본적인 설계사상이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공부노력에 대해서 우리들은 어떤 보상을 제시할 것인가 (혹은 제시하지 않아야 하는가)를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 우리가 밸브를 통해 구입한 게임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2012/02/11
- 일본의 컨슈머게임업계는 소셜게임플랫폼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인가 2012/03/16
- 아케이드-> 컨슈머->게임어플-> 소셜게임 - 게임플랫폼의 진화와 유저층의 확대 2012/03/20
: "제가 다양한 형태로 게임이 제공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은, 컴퓨터의발전에 따라 인터랙티브한 컨텐츠가 사람들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 이들 플랫폼은 부분적으로는 경쟁도 할 것이며, 같은 고객을 타겟으로 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게임이란 단어가 붙은 인터랙티브한 컨텐츠와 접촉할 기회를 늘리고, 새로운 관계성을 늘리고, 체험하는 유저를 늘릴 것으로 봅니다. 게임업계전체를 생각할 때, 이는 틀림없이 기회입니다. 이 정도로 가깝게 게임이 있는 생활, 어느새 게임이 있는 생활, 항상 어떠한 게임을 갖고 다니는 생활, 이런 상황은 게임업계가 처음 겪는 일이죠."
- '포켓몬+노부나가의 야망'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1/2 - 과금만 중요시하는 소셜게임에 미래는 없다 2012/03/20
- '포켓몬+노부나가의 야망'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2/2 - 유저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2/03/21
: "과금을 심하게 하는 게임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유저들이 돈을 낼 것인가' 를 추구한 것이죠. 하지만 그것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겠는가는 상당히 축이 다른 얘기입니다. 저도 게임개발에 매우 시간을 들이곤 합니다. 역시 매 회계연도마다 게임을 내놓는 게 최고겠지만, 그렇게 되진 않죠. 개발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프로그램이나 음악이나 스토리제작에만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그 게임을 오랫동안 즐기고 싶어할지를 검증하는 과정때문이죠. 그런 부분에서 '이걸로 됐어!'했다가도, '아냐, 좀 더 좋아질 수 있어'하고 몇 번이나 반복하곤 합니다."
- 소셜게임유저가 단순한 종이카드 1장에 수만엔을 퍼붓는 이유 2012/03/31
매운맛나리님
매운맛나리님은 매직: 더 게더링의 카드 디자이너 마이크 로즈워터가 카드 구성을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해 쓴 컬럼을 번역했습니다. 20년 가까이 위자드 오브 코스트에서 매직 카드를 설계해온 베테랑 디자이너의 디테일한 조언은 카드 뿐 아니라 단계적이고 전략적인 성격을 지닌 게임 자원이나 아이템을 설계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AyakO님
AyakO님은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캘리포니아 게임 규제법에 위헌 판결을 내렸을당시 뉴욕타임즈에 실린 칼럼을 번역했습니다.
- 미 대법원은 판결을 내렸다. 이제 게임도 책임과 의무를 짊어져야 한다 2012/02/10
: "게임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오던 지위 및 표현의 자유가 마침내 법의 인정을 받았으니, 앞으로는 더 이상 이해 받지 못하고 억울한 피해자 역할을 연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상이 어른으로 인정해주었으니, 이제는 스스로도 철든 모습을 세상에게 보여줄 차례다. 어른의 지위를 이용하여 너저분한 폐기물을 마구 만들어낼 것인가, 아니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지위에 걸맞은 훌륭하고 존경할 만한 모습으로 성장할 것인가?"
레트로그/우아한 유령
2월 11일은 레트로그가 정지한 날이었습니다. (울음) 하지만 앞으로 더 좋은 소식 있을 거라고 하니 페이비안님 가는 길에 무운을 빕니다. 정지하기 전까지 번역하던 주간 비디오게임 비평은 텀블러로 옮겨 계속되었습니다. 해외에서 비디오게임 글 쓰고 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엿보아 봅시다.
Naridy님
Naridy님은 시드 마이어가 지난 GDC에서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을 주제로 한 강연의 취재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 시드 마이어의 「디자인이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란? 2012/03/09
: "「흥미로운 선택」이란 단기, 중기, 장기적인 복수계층에 걸쳐 영향을 게임에 주는 선택으로, 여기에 플레이어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퍼스널리티에 따라 변화되어 간다는 것이라는 게 마이어 씨의 지론이다. 그리고 마이어 씨는 이러한 여러 가지 선택이 어떤 영향을 낳을 것인지 게임 속에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다면, "흥미로운 것" 이 될 수 없다고 한다. 무언가를 선택한 결과 게임이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어 버린다면 게이머는 전혀 즐겁지 않을 것이라며, 마이어 씨 자신이 역사를 테마로 삼은 게임을 자주 만드는 것은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이미 제시되어 있으니까」라고 한다."
루리웹 유저 정보게시판
통칭 R모웹의 정보게시판에도 역시 읽을만한 번역글이 올라왔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영화평론가 로저 이버트가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없다고 쓴 2010년 글의 번역인데요. (원래는 DC에 올라온 글이지만 악성코드가 있다고 크롬이 붉은칠을 해대니 DC 원문과 함께 루리웹에 올라온 글을 링크합니다.) 이 글은 이버트가 영화 둠 리뷰에 이어 두번째로 게임의 예술성을 거론한 글로 당시 해외 게임 업계에서 어마어마한 논쟁을 낳았습니다. 몇 년 지난 지금도 꽤 유효한 떡밥이긴 하지만...논제는 "게임은 예술인가, 아닌가" 같은 무익한 것보다는, "게임은 '어떻게' 예술인가" 혹은 "게임의 예술적 특성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같은 더 생산적인 것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다른 번역글로는 콘솔의 미래를 전망하는 칼럼과 오리지널 폴아웃을 소개하는 문서도 놓칠 수 없습니다. 폴아웃 소개 문서는 오리지널 폴아웃이 개발중일 때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크리스 테일러가 경영진에게 폴아웃의 핵심을 설명하려고 쓴 문서인데요. 비슷한 야망을 지닌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퍼니 플래닛
이 영상에 자막을 단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고랩터의 속편 대결 시리즈, 그 중에서도 "메가맨 vs 메가맨 X"는 록맨 X의 학습을 조장하는 탁월한 레벨 디자인을 조명하면서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욕설이라던가 폭력이라던가 기호에 따라 다소 불편한 면이 있을 수 있지만...어...음...그래도 교훈만큼은 얻을만합니다.
흥배님
흥배님은 지난 GDC를 취재한 일본 기사를 여러 건 번역했습니다.
검은왕자님
지난 몇개월 간 월간 번역글이 놓쳤지만, 검은왕자님은 꾸준히 테스트와 관련된 글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문의 저자와 번역문의 독자 간에 의견 교류를 중계한 부분은 너무도 존경스럽네요 :~)
둥둥님
둥둥님은 보드게임 디자이너 인터뷰를 몇 건 번역했습니다.
레벨 디자인 카페
레벨 디자인 카페 역시 지난 몇개월 월간 번역글에서 놓쳤지만, 여전히 디테일하고 실용적인 글들이 꽤 올라왔습니다. 번역문 말고도 유용한 정보가 많으니 관심 있으면 꼭 들러보시길.
231 Games
231 Games에서는 InsideMobileApps에 올라온 2011년 스마트폰 게임사 실적 정리를 번역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알고 계셨습니까? 패미컴판 젤다의 전설에는 한반도가 등장합니다....라고 어제 만우절 농담으로 써먹을 걸 그랬습니다. 가마수트라 기사를 번역하는 콘텐츠진흥원에는 오리지널 젤다의 전설의 레벨 디자인을 분석한 글이 올라왔는데요. 게임의 북미판에서 나오는 유명한 문구 "Eastmost penninsula is the secret"을 "동쪽 대부분의 한반도는 비밀을 가지고 있다"로 번역한 건 정말로 탁월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