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인테르메디오 프레스토"라는 1인 제작 게임에 대해
소개해드린적이 있습니다.
소개를 해드리니 실제로 만나고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서! 게임묵은 인테르미디오 프레스토의 개발자 ESEL 님을 인터뷰했습니다.
ESEL님의 연고지가 부산이라 실제로 인터뷰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인터뷰의 양이 적은 편이 아니라서 정리하는데 이렇게까지 시간이 지났네요.
ESEL 님은 이미 게임웹진
인벤 에서 인터뷰를 하셨습니다.
원래 제가 부산으로 내려가는게 맞았지만, ESEL님이 서울로 올라올 일이 생겼을 때 짬을 내서 인터뷰를 하게 된거죠.
7월 8일. 한창 더워지고 있을때의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올라오신 ESEL님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는 ESEL님의 허락하에 어느정도 편집과 수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이하 이 ) : 어떻게 게임을 만들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ESEL ( 이하 ES ) : 어렸을 때 부터 쭉 게임을 만들 생각이 있었습니다. 왠만한 게임기는 다 만져봤었어요. 그러다가 파이날 판타지 7을 해보고 게임을 만들겠다 생각을 했었어요. 그게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아 이런 게임이 세상에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나도 언젠가 이런 게임을 하나 만들고 싶다. 생각을 하고. 준비해왔죠. 그림도 공부하고 돈도 모으고.
그러다 게임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라디안 소프트라고. 작은 회사인데 '헤어짱'이란 게임이 있었어요. 거기서 원화랑 인터페이스, 그래픽등을 제가 다 했어요. 그 때 게임회사에 관련된 일 같은걸 배우다가 이제 군대를 갔죠.
군대에 있을 때 인테르미디오란 게임을 만들 계획을 세웠어요. 보통 군대가면 사람들이 인생을 낭비한다 하는데 저한테 있어서는 여러가지로 자극제가 많이 되었어요. 2년이란 시간이 그렇게 아깝지는 않게 얻었던게 많았죠. 제가 평생 살면서 이런 사람을 만날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게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영향을 많이 준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지금 안만들면 평생 회사원으로 끝날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적금 부어놨던거 2천만원을 깨고 제가 일단 제일 만들고 싶다고 했던 것이 비주얼 노블 계열이라 생각했고, 글 쓰는건 계속 해왔었고. 그림도 그리니까 제 조건에 가장 맞았었습니다. 그래서 라르기시모를 만들고 이렇게 여기까지 왔네요.
※프레스토는 전작 라르기시모보다 두배정도 볼륨이 증가
라르기시모 스크린샷
이 : 라르기시모는 플레이를 해봤는데, 일반적인 동인 비주얼 노벨이랑 달리 컷씬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 : 그럼 신작인 인테르메디오 프레스토가 전작인 라르기시모와 차이점이 어떤게 있나요.
ES : 그냥 프레스토는 어떻게 보면 완전히 새로 만든 게임이에요. 일단 그래픽 부터 다 바뀌고, 엔진도 다 바뀌었고, 완전히 새로 만들었어요. 라르기시모를 이 엔진으로 다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전작에 비해서 두배이상 공을 들였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연출을 위해서 엔진까지 새로 만들었으니까요.
엔진 개발자분도 다른 엔진의 텍스트부터 신경쓰고. 저희가 지금 한국에서 나온 노벨 게임중에선 가장 가독성이 좋을겁니다. 좀 집착했어요.
제가 봐도 만족스럽게 잘 나온것 같아요.
이. 라르기시모는 15세 미만 플레이 금지였지 않습니까. 프레스토의 경우 수위는 어떤가요.
ES : 이번에도 전작이랑 그냥 비슷한 수위일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전작보다 덜 할수도 있을거고. 네. 전작이랑 그냥 비슷한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작 보다 좀 정리정돈 된 느낌으로 많이 수정을 했죠
※해외진출에 대해서.
이 : 해외 진출도 생각해보셔나요. 아이폰이라던가.
ES : 저에게도 그런 말씀을 해주신 분도 많아요. 아이폰으로 내보라고 하시던가.
이 : 사실 다운로드 서비스도 한번 권해보고 싶긴 한데, 패키지에 대한 로망 같은게 있으신 분들한텐 이게 실례될수도 있으니까.
ES : 그래도 그 부분이 금전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다면 다운로드 판매도 충분히 고려할수도 있죠. 사실 국내에서 게임 팔지 말고 캐릭터 이름 일본어로 바꿔서 일본 코믹마켓에 나가라고 하신분도 있었어요. 진짜 열심히 해서 잘 만든 것 같은데 이런거 한국에 팔아도 답없으니까 일본으로 가라고. 아 이분이 정말 진심으로 절 걱정해서 이런 조언을 해주는구나 싶었었죠.
그리고 지스타에 참가했을 때 일본 업체 관계자가 관심있게 봐주기도 했었구요. 그래서 일단 일본 쪽에도 생각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혼자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
이 : 혼자서 게임을 만들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요.
ES : 일단 혼자라는것.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어요. 게임이나 어떤거든 만드는거에 있어 A랑 B가 있으면 A와 비가 협력하고 조정하고 그렇게 같이 주고 받고 하면서 힘든 일을 극복해 나갈 수 있잖아요. 근데 혼자서 만들면 그게 안되요. 어떻든 자기 혼자 버텨야 해요. 그런게 제일 힘들었어요. 게임 만들고 그림그리고 이런건 그런거에 비하면 오히려 별로 어렵지 않았네요. 그런 부분은 원래 계속 해야하는 부분이고. 힘들지 않았냐 하면 그런건 아니지만 역시 제일 힘들었던건 정신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이 : 그럼 만약에 같이 게임을 만들고 싶다 라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하실거에요.
ES : 그런 분이 계시면 좋죠. 일단 앞으로는 혼자 만드는 것보다는 그래도 여럿이서 해볼 생각입니다. 이번 작품인 프레스토만 해도 제가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은 아는 동생한테 맡겨서 도와준 적도 있으니까요. 조금조금씩 혼자서 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을 역할 분담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이 : 지금까지 혼자서 게임을 만들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어떤건가요.
ES : 이번에는 아무래도 엔진 부분이 좀 아쉬웟습니다. 엔진이 빨리 나오고 그랬으면 개발기간이 더 단축되었을것 같아요.
※한국에서도 더 많은 동인 게임을 보기 위해서
이 : 동인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다른 분들에게 해줄수 있는 조언 같은게 있으신가요.
ES :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간과 자원이 많이 들어가요. 그에 비해 금전적인 이득 같은 건 거의 얻기 힘듭니다. 그런데 자신한테 게임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한번 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동인게임 뿐만 아니라 뭔가 만들어내는 그 자체가 크리에이터에겐 중독성 마약인 것 같아요. 돈이 안되더라도 그런 맛을 보면 계속 하고 싶죠. 물론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니 쉽지는 않겠지만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의기투합해서 간단한 게임부터 시작해서 한단계씩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겁니다. 지금 나와있는 다른 동인게임 팀들도 그런 경우가 많구요.
이 : 한국에서 동인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늘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ES : 일단 지갑을 열어야 해요. 제 게임이 천장정도 팔려서 굉장히 많이 팔렸다고 하는데 유명한 동인게임은 천장정도 팔립니다. 타뷸라의 늑대라던가 절망희 같은거요. 그런데 그 거 말고도 다른 동인게임들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동방관련 2차 창작 슈팅 게임이라던가 그런데 그것들은 그정도까진 안나가요.
일단 유저들이 관대하게 지갑을 좀 열어서 이런 게임 하나 있네 하고 구매해주고, 평가도 많이 해주고, 리부도 많이 해주고 그런게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한국에서 동인게임을 접하는 유저들은 이미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 많고 눈이 높아요. 일본 동인 게임, 페이트 같은, 그런 최고 게임과 비교도 되고 그러니까. 그런 부분을 좀 관대하게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어요.
한국도 일본 처럼 서울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동인게임이 많이 나오고 소비되고 활발해지면 좋죠. 그런데 그렇다고 한국에 무조건 일본이랑 비교해서 뭘 해야한다 같은 것 보다도 자국 내에서 뭔가 할 수 있는 문화적인 풍조가 만들어졌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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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터뷰의 진행 날자는 7월 8일이었습니다. 7월 7일에 체험판이 공개되었고 인터뷰를 정리하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렸습니다.
벌써 두차례의 코믹월드에 판매했고 좋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ESEL님의 다음 게임도 기대하겠습니다. 다음번엔 게임 나오기 전에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올려볼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프레스토는
스튜디오 아인스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할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행사참가 공지도 나오니 관심있으신분은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