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등급위원회가 아마추어 게임 개발 커뮤니티와 밸브의 스팀 서비스의 미심의 게임물 제공에 시정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먼저 지난 9월 1일, RPG 쯔꾸르 (RPG 만들기) 게임 제작 커뮤니티인 니오티에는 등급분류 미필 게임물 제공에 대한 시정요청 공문을 받았다는 공지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이에 따라 니오티 측에서는 심의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게임 공유 게시판을 닫고 모든 게임제작팀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실제로 게임위의 심의수수료 조견표를 보면(RPG 쯔꾸르로 만든 게임이 300MB 이하의 다운로드 게임이라고 칠 때), 게임 하나를 심의받는데 용량에 따라 기본가는 3만원, 4만원, 8만원입니다. 여기에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1배수)이고, RPG(3배수)라고 한다면, 게임 하나당 적어도 9만원에서 최대 24만원을 수수료로 내야 합니다.

그저 취미로 게임을 만들어 공개하는 아마추어들이 내기에는 적지 않은 비용입니다. 게다가 니오티의 경우에는 기존에 공개했던 모든 게임에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말로 만만치 않겠죠.

뒤이어 2일자 디지털 타임스 뉴스에서는 게임위가 밸브의 스팀 서비스 미심의 게임 유통에 시정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기사는 스팀 서비스가 한글로 서비스되고 있고, 밸브 측도 한국을 별도의 상용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게임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현재 밸브 측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논의 중인 상태라고 하며, 게임위는 밸브가 요청에 따르지 않을 경우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합니다. 이미 적지 않은 한국 게이머가 이용 중이고, 구입한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를 어떻게 차단할 생각인지, 밸브 측에선 어떻게 대응할지 뒷일이 주목됩니다.

이미 앞서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은 모든 게임이 심의를 받기 어렵다며 한국 마켓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차단한 바 있습니다. 현행법상 해법은 밸브가 스팀에서 유통되는 미심의 게임에 일괄적으로 심의를 신청하거나, 게임업체에 심의하도록 하는 것일텐데요. 어쩌면 게임업체가 심의한 게임만 선택적으로 유통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밸브의 해법이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많은 게이머가 알고 있고, 이미 관련 기사에서도 수 차례 언급된 바 있는 스팀 서비스를 왜 이제 와서야 차단하겠다는 건지 궁긍합니다. RPG 쯔꾸르 커뮤니티도 아마추어 게임계에서 적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게등위가 이것들을 알고도 모른 체 했던 건지, 아니면 그것도 모를 정도로 허술하게 사후감독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아니면 갑자기 이렇게 몰아서 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한편, 오픈마켓에 부분적으로 사전심의를 폐지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지난 4월 국회 법사위 상정 실패 이후로도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 중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국회의원 분들은 청문회다 뭐다 참 바쁘니까요....................

블로그묵 다른 블로그에선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을까?

[이 포스트는 제휴사이트 디자인과 플레이와 함께 포스팅되었습니다.]

8월 한 달(08/01~08/31) 동안 인터넷에 올라온 게임관련 번역글을 모았습니다. 이번 달은 달마다 글을 모으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은 71건이 모였습니다. (그에 비해 디자인과 플레이는 단 한 건으로 매우 게을렀습니다만…)

제가 놓친 다른 좋은 번역글을 알고 계시면 댓글이나 이메일(perplexing.emotions@gmail.com)로 알려주세요 :)


☞ 그 동안 모아온 번역글 보기

 

디자인과 플레이

한국콘텐츠진흥원

지난 달까지만 해도 네 달 전의 글을 올렸던 한콘진이 이번 달에 갑작스레 속도를 내며 23건의 번역글을 올리더니, 이제 거의 한두달 간격으로 따라잡았습니다.

FFXIV ZONE

FF14 팬사이트의 카게오님이 FF14와 관련된 일본 매체의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iblur

소셜 네트워크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주시던 iblur님이 소셜 게임의 수익성을 다룬 일본 포스트를 번역했습니다.

HaraWish님

HaraWish님이 소셜 게임 업계의 동향을 다룬 Mshable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루리웹

루리웹 유저 정보 게시판에는 우주 대결(…)과 베데스다의 토드 하워드 인터뷰, 사장님이 묻는다 번역이 올라왔습니다.

게맛살님

이솔넷의 게맛살님이 일본 철학자 아즈마 히로키의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흥배님

흥배님이 일본 매체의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스네이크님

스네이크님이 일본 게임워치의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계란소년

계란소년님이 F1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F1 라이센스 게임 제작자 인터뷰를 번역했습니다.

블리자드코리아

블리자드코리아에서 블리즈캐스트와 개발자 인터뷰를 올렸습니다 :)

김태현의 망상과 공상

게임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는 김태현님이 GamePro에 올라온 스타크래프트2와 관련된 과학이야기를 번역했습니다.

애플포럼 casaubon님

정말 꾸준히 애플과 IT 관련 글을 번역하는 casaubon님의 열정은 8월에도 멈추치 않았습니다.

정치적인 게임을 만드는 이탈리아 인디 게임팀 몰레인더스트리아가 짧은 플래시 게임 "메모리 리로디드: 더 다운폴"(Memory Reloaded: the downfall)을 공개했습니다. 팀이 과거에 이탈리아어로 내놓았던 동명의 게임을 영어로, 현 시대에 맞추어 리메이크한 것이죠.

그냥 보면 단순한 카드 짝 맞추기 게임입니다. 16개의 뒤집힌 카드를 하나씩 뒤집어 똑같은 그림을 맞추면 됩니다. 카드 앞면에는 "인간에 의한 지구 온난화", "유니버설 헬스 케어", "국제적 양극화" 등 현대의 역사적 사건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여느 카드 짝 맞추기와 마찬가지로, 게임을 하면서 어떤 카드에 어떤 그림(사건)이 새겨져 있는지 기억해야 하죠.

하지만, 계속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역사는 당신이 기억했던 것과 달라지게 됩니다...

가령, "유니버설 헬스 케어"(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의 수혜자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한 건강보험 개혁)가 새겨져 있던 카드 중 하나가 어느새 "사회주의 건강보험"이 되어버려 짝이 맞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면 나머지 하나의 카드조차 "사회주의 건강보험"이 되어버리죠. 아시다피시, "사회주의 건강보험"은 건강보험 개혁을 반대하는 공화당과 의료 기득권 세력이 오바마의 정책을 사회주의 국가에 빗대어 깎아내리기 위해 사용한 어휘입니다.

몰레인더스트리아의 여느 다른 정치적 게임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 역시 "역사적 수정주의"라는 정치적 이슈를 단순하고 친숙한 게임 방식으로 명쾌하게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사이에, 또 모르는 사이에 정치인과 언론의 조작과 왜곡이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를, 나아가 역사에 대한 기억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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